'봄 여행주간' 안성맞춤 여행지
29일부터 내달 14일까지 전국곳곳 이색축제
도시재생 현장 활용한 문화공간도 볼거리
4대 고궁·국립생태원 등 입장료 절반 할인도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대구 북성로는 일제강점기에 번화가였다. 인근에 경부선 철로가 생기면서 일본인들이 토지를 사들이기 시작해 백화점, 철물점, 양복점, 곡물상회 등으로 채워졌다. 광복 이후에는 사교와 문화의 거리로, 1970~80년대에는 전국 최대 규모의 공구 골목으로 번성했다. 그러나 IMF 구제금융이 닥치면서 상권이 쇠퇴해 인적마저 드문 교외로 낙후됐다. 한산해진 거리는 흘러온 시간을 돌이키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건물들이 리노베이션과 기술 장인들의 협업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공구박물관ㆍ삼덕상회ㆍ순종황제 어가길ㆍ스페이스 우리ㆍ장거살롱ㆍ도회헌 등으로, 색다른 시간여행을 제공하며 세대와 세대를 잇고 있다.
이처럼 도시재생 현장을 활용한 문화공간은 도심에서 멀지 않다. 특별한 계획 없이도 언제든지 갈 수 있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지정된 '봄 여행주간'의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북성로의 시간여행'을 비롯해 서울 중구의 '미술관이 거리로 나왔다', 부산 중구의 ''작가와 함께하는 또각또각 예술투어', 광주 남구의 '마담 L과 함께하는 양림달빛투어', 대전 중구의 '근대공간의 상상공작소', 경기 광명의 '폐자원, 예술이 되다', 충남 부여의 '시인 신동엽과 부여를 걷다' 등이다. 모두 도시연구자나 예술가의 안내를 받으며 도시의 새로운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관광 ㆍ체험 ㆍ숙박 ㆍ음식 분야의 관련 업체 1만5224곳이 할인에 동참해 금전적 부담도 크지 않다.
이 기간 관광두레 프로듀서들이 제안하는 '진짜 괜춘(春)한 여행'은 춘천 라온마켓, 이천 동키동산, 홍성 행복한 여행나눔, 구례예술인마을 토요 오픈 스튜디오 등 서른네 가지 프로그램으로 관광객을 맞는다. 지방자치단체 열한 곳은 수채화 같은 경치를 배경으로 걷기 행사를 한다. 특히 다음 달 13일에는 인천 강화의 '봄바람 살랑살랑, 강화나들길 꽃길 걷기 여행', 충북 괴산의 '연풍새재길 걷기 행사', 충북 영동의 '양산팔경 금강둘레길 걷기대회', 전북 임실의 '김용택 시인과 함께 하는 섬진강 길 도보여행', 부산 북구의 '보부상과 함께 하는 감동진 역사길 따라 걷기' 등이 일제히 길을 튼다. 강원 동해(5월13일) ㆍ강릉(5월14일)과 부산 남구(5월27일)의 해파랑길도 순차적으로 개로한다.
4대 고궁, 종묘, 국립생태원, 고흥우주천문과학관 등은 이 기간 입장료를 절반만 받는다. 굿스테이, 베니키아, 고택 등 숙박업소 2586곳과 한복남, 디스커버리 제주 등 관광벤처기업 여덟 곳도 할인에 동참한다. 이마트, GS25 등 온 ㆍ오프라인 유통업체는 구매 금액에 따라 할인을 제공하며, 에버랜드ㆍ서울랜드 등 유원지는 입장료를 최대 40% 할인해 판매한다. 롯데렌터카는 전국 지점 170곳의 이용 금액을 최대 65% 낮춘다.
전통시장과 관광지를 연계한 '팔도장터 관광열차'는 전국 아홉 지역 스물한 개 코스를 1만원에 개방한다. 사찰 여든일곱 곳도 템플스테이를 1만원에 제공한다. 제주도의 그린카드 제휴 관광시설들은 입장료를 절반만 받거나 면제한다. 거문오름, 비자림, 성산일출봉, 만장굴, 이중섭미술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해녀박물관(이상 면제), 산방산암벽식물지대, 용머리해안, 제주중문중상절리대, 천지연, 천제연, 정방폭포(이상 50% 할인) 등이다.
이번 여행주간은 지역축제와 체험행사도 즐비하다. 경북 문경에서 '전통찻사발축제(4월29일~5월7일)', 전남 담양에서 '대나무축제(5월2일~5월7일)', 대구에서 '약령시한방문화축제(5월3일~5월7일)', 부산에서 '광안리어방축제(5월12일~5월14일)'를 각각 펼친다. 출입을 제한해온 관광지들도 한시 개방된다. 대구 중구의 '경상감영공원 선화당'과 인천 강화의 '남문한옥 대명헌 김구선생 방문고택', 충청남도의 '죽도 상화원', 경상북도의 '희양사 봉암사' 등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개그맨 이수근(42)이 아바타가 돼 1박2일 동안 누리꾼들의 댓글에 따라 여행하는 '아타바 여행'과 '#탁!떠나 해시태그', '너의 탁(TAK) 스토리', '청춘 탁!큐멘터리' 등 각종 이벤트를 통해 국민의 참여를 유도한다. 김태훈 관광정책관은 "이번 여행주간은 5월 연휴와 겹치고,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기업체들에 국내여행을 가도록 권장해 사상 최대 인원이 이동할 수 있다. 3조원 이상의 내수 확대 효과가 예상된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