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안전띠를 느슨하게 하는 장치나 경고음이 나지 않게 하는 클립을 쓰는 등 안전띠를 제대로 매지 않으면 중상 가능성이 최대 9배 가량 높아진다는 시험결과가 나왔다.
교통안전공단은 최근 안전띠 부적절 착용 위험성 실차 충돌시험을 하면서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안전띠를 적절치 않게 착용하면서 생기는 사고에 대해 실제 충돌시험을 해 피해상황을 가늠해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안전띠를 느슨하게 하는 장치를 쓰면 중상가능성이 49.7%에 달했다. 올바르게 착용했을 때보다 5배 가량 높아졌다. 조수석 역시 경고음 차단클립을 쓰는 등 제대로 안전띠를 하지 않으면 중상가능성이 80.3%로 정상 착용 때와 비교해 7배 정도 늘었다. 에어백이 충격 일부를 흡수하긴 해도 머리는 앞면 유리창에, 가슴은 크래시패드에 심하게 부딪혔다고 공단 측은 전했다.
특히 뒷좌석에 놀이방 매트 위에 안전띠나 카시트를 모두 착용하지 않은 어린이의 경우 사고 발생 시 중상 가능성이 99.9%에 달해 생명에 치명적 위험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시험에 쓰인 어린이 인체모형은 충격에 의해 앞좌석 등받이와 심하게 부딪혔다.
공단 관계자는 "안전띠를 정상적으로 매지 않으면 충돌 시 탑승자가 앞으로 튕겨나가려는 힘을 효과적으로 막아주지 못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탑승자가 에어백과 부딪히면 에어백의 흡수가능 충격량을 초과한 힘이 탑승자에게 가해져 상해치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앞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84.4%(2013년 기준)로 일본(98%)이나 독일(97%) 등 다른 국가보다 낮다. 뒷좌석은 19.4%로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교통안전공단은 국토교통부와 함께 전 좌석 안전띠 미착용 경고장치 장착 의무화 국제기준을 마련해 국내 안전기준에도 도입하기도 했다. 이는 2019년 9월부터 국내서도 시행된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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