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떨리는 물가]부활절 풍경도 바꾼 달걀값…수급 불안에 농·축·수산물 '들썩'

정부 "달걀, 당분간 비싸다가 점진적으로 하락"
봄배추·양파·마늘, 오징어·갈치 등도 가격 상승 압력

농협하나로마트를 운영하는 농협유통이 지난해 부활절을 앞두고 달걀 소비 촉진 행사를 진행했을 때 홍보 사진. 당시 농협유통은 "소비 부진과 가격 하락에 어려움을 겪는 양계 농가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달걀값 고공행진 속에 이 같은 행사를 열지 않았다.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달걀과 양파, 갈치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달걀값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에 신학기 수요 증가 등까지 겹치면서 다시 들썩이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전국 평균 특란 30개들이 한 판 소매가는 7570원으로 평년 가격(5647원) 대비 34.1% 높다. 평년 가격은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 간 해당 일자의 평균값이다. 평년 대비 가격 상승률은 30%대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한 판 소매가가 9000원까지 올라갔던 달걀 가격은 설 이후 하락했다가 신학기와 부활절(16일) 수요 등으로 3월 중순 이후 강보합세를 보여 이달 7500원대까지 상승했다. 정부는 14일 '물가관계차관회의 겸 범정부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회의'에서 AI로 국내 생산 기반이 피해를 당해 달걀 가격이 당분간 높은 가격을 유지하다 점차 하락하리라 내다봤다.

개신교와 천주교에서는 부활절에 예수의 부활을 의미하는 달걀을 신도들에게 나눠주거나 판매해서 이웃돕기 등에 사용한다. 그러나 올해에는 많은 교회와 성당이 달걀을 쓰지 않거나 규모를 줄였다. 떡이나 작은 화분 등으로 달걀을 대신하는 곳도 많다. 아울러 과거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 사이트 등은 부활절을 앞두고 달걀 소비 활성화를 위한 할인 행사를 펼쳤으나 올해에는 잠잠했다.

14일 기준 양파(1kg 상품·2632원), 대파(1kg 상품·3626원), 마늘(깐마늘 1㎏ 상품·1만200원) 등 양념류 채소 가격은 평년보다 각각 43.1%, 39.4%, 29.6% 비싸다. 상품 배추 1포기 소매가는 3790원으로 평년보다 26.9% 높다. 당근 상품 1kg(4117원)은 62.7%, 무 상품 1개(2079원)는 54.4%, 양배추 상품 1포기(3299원)는 26.5% 비싸다.

정부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차관회의 겸 범정부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정부는 주요 채소류 가격이 봄채소 출하로 이달 들어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배추와 양파, 마늘 등의 경우 수급 불안으로 인한 가격 상승을 우려했다.

갈치·오징어 등 수산물 가격은 어획량 감소에 오름세다. 갈치 중품 1마리(1만1900원)와 물오징어 중품 1마리(3000원)는 평년보다 각각 10.8%, 8.3% 비싸다.

앞서 별다른 밥상 물가 안정화 대책 효과를 내지 못한 정부는 계속해서 추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우선 봄배추에 대해 수급 조절 물량(1만8000t)과 정부 비축 물량(3000t)을 확보하고 농가 재배 면적 조절을 유도한다. 4~6월 출하될 햇양파·마늘의 생육을 지원하는 현장 기술지원단을 운영하고 계약 재배 계획 물량(양파 24만1000t, 마늘 5만5000t)도 확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