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톱10 운용사 대표펀드 수익률
전체 국내외 주식형펀드 평균 웃돌아
일반주식형펀드, 삼성전자가 성적 좌우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주식형펀드가 점차 투자매력을 잃고 있는 와중에도 국내 대표 자산운용사 10곳의 간판 펀드는 아직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뚜렷한 운용 철학과 투자 노하우를 기반으로 장기간 공들여 관리한 펀드는 결국 좋은 수익을 낸다는 반증인 셈이다.
6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국내와 해외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를 포함한 공모펀드) 합산 순자산 기준 상위 톱10 운용사들이 운용하는 대표 펀드(순자산 기준)의 연초이후 수익률은 평균 6.08%다. 설정액 10억원 이상 전체 국내외 주식형펀드 평균수익률(5.8%)을 웃돌았다. 1년과 3년 수익률도 각각 8.2%와 10.5%로 우수했다.
지난달 말 기준 1, 2위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확실한 양강체제로 굳어진 모습이다. 순자산 규모로 국내 주식에선 삼성운용이 앞섰으나 해외 주식에선 미래에셋이 치고나가면서 국내외 합산으로 미래에셋이 근소한 차(약 1800억원)로 1위를 차지했다.
개별 펀드로 보면 두 운용사 모두 '상장지수펀드(ETF)'가 대표 펀드다. 주식 형태로 펀드를 매매하고 싶어하는 투자자들의 욕구를 앞서 파악하고 파이를 키운 결과다. 미래에셋은 '미래에셋TIGER200증권ETF(주식)'로 약 1조9648억원의 자금을 흡수했고, 삼성운용은 '삼성KODEX200증권ETF(주식)'로 약 3조9359억원을 굴리고 있다. 두 ETF 모두 코스피200 지수에 추종해 수익이 나는 상품이며 연초후 수익률도 약 8.4%로 동일하다. 지난해 치열한 저가 수수료 경쟁을 벌였으나 최근엔 상품 개발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한화자산운용도 ETF가 대표펀드였다. 대형 기관의 자금이 많이 유입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화ARIRANG200증권ETF(주식)'의 순자산 규모는 약 5700억원으로 삼성과 미래 대비 규모가 작지만 톱10 운용사 대표펀드 중 유일하게 자금이 순유입(연초 이후 약 718억원)될 정도로 인기는 높았다. 수수료(총보수)는 0.14%로 미래에셋(0.05%)보다는 비싸지만 삼성운용(0.15%)보다는 저렴하다.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등은 모두 '일반주식형'이 간판펀드다. 이들의 간판펀드 수익률은 평균 3.14%로 양호했으나 ETF나 타 특정 유형 펀드 대비로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연초 이후 증시가 대형주 위주로 흘러간 탓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이들 간판펀드의 성적을 결정지은 것은 사실상 삼성전자를 얼마나 많이 담고 있느냐였다.
한국운용의 '한국투자네비게이터1(주식)(A)'과 하나UBS운용의 '하나UBS인Best연금1(주식)'은 삼성전자 비중을 높게 가져간 덕에 약 5% 수익률로 선방했다. 이 두 펀드의 삼성전자 편입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각각 18.9%와 18.7%다. 반면 KB운용의 'KB밸류포커스[자](주식)A'와 한국밸류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1(주식)(C)'은 1%대 수익률로 부진했다. KB밸류포커스는 삼성전자를 아예 담고있지 않으며 한국밸류10년투자1엔 약 10.8%가 담겨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톱10 운용사 중 유일하게 간판펀드가 해외펀드인 '중국주식형'이었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10.75%로 가장 뛰어났다. 올초 중국 증시와 더불어 뉴욕과 상해, 심천, 대만거래소 등에 상장된 중국관련 주식이 상승 랠리를 펼친 덕이다. '신한BNPP봉쥬르차이나2(주식)(C-A)' 펀드는 이른바 '봉차'로 불리며 과거 중국펀드 붐을 일으킨 것으로도 유명한데 현재 약 5200억원의 자금을 빨아들인 상태다.
신영자산운용은 '배당주식형'인 '신영밸류고배당[자](주식)C형'이 여전한 대표 펀드였다. 지난달 말 기준 순자산은 약 2조6248억원 규모이며 연초 이후 수익률은 약 4.26%다. 저금리 기조에 국내 기업들의 배당 성향이 증가하면서 최근 몇년 사이 높은 인기를 누린 상품이다. 최근 3년새 약 4100억원이 순유입됐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유일하게 정통 코스피200 인덱스펀드인 '교보악사파워인덱스1(주식-파생)A'가 대표 펀드였으며 연초이후 수익률은 7.96%, 순자산은 약 1조654억원 규모였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운용사들의 간판 펀드는 만들어진지 10년이 넘을 정도로 잔뼈가 굵고 묵직한 것이 특징"이라며 "대표 펀드이니 만큼 베테랑들에 의한 관리도 철저해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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