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스타트업 아이디어가 대기업 전략 손잡으니
돼지코팩 1000만장 팔아치우고 거즈필링 '네오젠' 미국 세포라行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피르가즘을 느껴보세요."
스타트업 미팩토리가 2014년9월 출시한 피지 팩 '돼지코팩'은 '피르가즘'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선풍적인 반응을 얻었다. 피르가즘은 피지, 그리고 발작적인 정서적 흥분상태를 의미하는 오르가즘을 합쳐 만든 말. 코 속 피지를 제대로 뽑아내 쾌감을 준다는 뜻에서 나온 표현이다.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이 퍼진 이 코팩은 올리브영 MD의 눈에 띄었다. 논의 끝에 책받침만하던 제품 크기를 여성 핸드백에 들어갈만하게 줄이고 매대에 올렸다. 누적 판매량 1000만장의 국민코팩은 그렇게 탄생했다.
거즈필링으로 유명한 브랜드 네오젠은 이제 글로벌 업체가 됐다. 미국, 홍콩, 대만 등 전세계 16개국 이상의 메이저 유통사들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고, 중소업체 화장품으로는 드물게 작년 9월 미국 세포라 330개 전 매장에 입점했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은 바로 올리브영이었다. 2014년 올리브영 MD의 요청으로 제품을 개선해나갔다.
네오젠을 운영하는 아우딘퓨처스 최영욱 대표는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찾을 수 없는 제품으로 승부를 걸어 세포라 바이어를 놀라게 했다"면서 "원래 패드와 에센스가 따로 포장된 제품이었는데 올리브영 MD가 에센스에 패드가 잠긴 일체형을 개선하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해와 이를 반영해 시너지가 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양한 소싱 노하우가 있는 MD의 기준을 통과했기때문에 세포라 입점 때에는 별 다른 제품변경없이 곧바로 납품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화장품업계에서 최근 빠르게 인지도를 키우고 있는 여드름 연고 '바데카실(23years old)' 역시 전문 MD가 직접 발탁한 브랜드다. 재미있는 상품 발굴을 위해 SNS를 살피던 MD의 눈에 띄어 2014년 7월 입점이 성사된 것. 당시 첫 오프라인 판로를 개척하게 된 바데카실은 단숨에 20만개를 팔아치웠다. 매출 역시 론칭 첫 해 대비 최근 올리브영 판매 1년만에 280% 급증했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단독숍을 론칭하고 홍콩 '샤샤(SASA)' 진출에도 성공했다.
단기간 예열해 머리 스타일링을 돕는 헤어롤 '스타롤'은 2030 여성을 중심으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특허 받은 충전식 열헤어롤로 아이디어와 제품력을 인정받아, 올리브영 론칭 첫 달 대비 지난달 매출이 4배나 뛰었다. 최근에는 잇따라 '미투', 소위 '짝퉁' 제품까지 출시되고 있다.
선보경 CJ올리브네트웍스 상품본부장은 "올리브영은 제품력이 좋으나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브랜드 및 스타트업을 지속 발굴하며 산업 전반의 긍정적 발전을 선도하는 것이 목표" 라며 "국내를 넘어, K뷰티 트렌드 역시 이제는 헤어, 헬스까지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영역에서의 유망기업들을 지속 발굴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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