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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보수의 적자, 대구의 아들" VS "대통령 버린 배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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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찾은 유승민…"민심, 여론조사와 다르다"
서문시장 상인 일부 반감…정운천, 물벼락 맞기도
"예상보다 반응 좋아 놀랐다…TK에 적극 구애할 것"


[대구=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배신자야. 니 담부턴 오지마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다.", "유승민이가 대구의 아들이지. 대구의 아들아, 경제 좀 살리도."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3일 찾은 대구 서문시장의 민심은 이처럼 둘로 쪼개져 있었다. 보수정당의 텃밭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유 후보 또한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대구 동구가 그의 지역구다. 대구 시민들은 한 때 함께 했던 두 사람이 다른 길을 걷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힘겨워 보였다.

이런 지역 민심을 읽은 유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서문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 유승민은 대구의 아들"이라며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의 공기를 마시고 자라면서 평생 대구의 아들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의 고향 대구 경북이 보수의 적자, 저 유승민을 밀어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유 후보는 또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으로 대구 경북의 시·도민들께서 얼마나 착잡하고 괴로우신지 저는 잘 알고 있다"며 "정말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었다. 저 역시 인간적으로 가슴 아팠다"고 회고했다. 그는 "대통령도 국민의 한 사람이고, 법원과 검찰의 결정에 승복할 수밖에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의 범죄 혐의를 강조했다.

기자회견장 인근엔 유 후보의 지지자들이 운집해 연신 그의 이름을 외쳤다. 유 후보가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문시장 안 상인들에게 인사를 할 때의 반응은 엇갈렸다. 상주에서 왔다는 정모(65·여)씨는 유 후보를 보고 한 걸음에 달려가 먼저 손을 잡았다. 정씨는 "상주에서도 봤는데, 여서 또 본다. 고생이 많다"며 반가워했다.



반면 유 후보가 먼저 인사를 건네며 내민 손을 외면하는 이들도 보였다. 바른정당 의원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김무성 바른정당 선대위원장과 함께 시장을 둘러보던 정운천 의원은 한 상인이 건물 2층에서 부은 물을 맞아 머리카락과 옷이 젖기도 했다. 일부 상인들은 유 후보를 따라 다니며 연신 "배신자"를 외쳤다.


상인들과 악수하는 유 후보의 모습을 본 한 상인은 "안타깝다. 너무 안타깝다"고 재차 말했다. 그는 "여기(대통령 후보)까지 오느라 얼마나 고생을 많이 했나"라면서 "대통령도 유승민도 다 잘 됐으면 좋았을 건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홍준표랑 빨리 합쳐라. 이래서 이길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TK(대구 경북) 민심에 대해 "아직도 괴로워하고 방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1일부터 경북 의성과 상주 등을 찾았다. 유 후보는 "(대구 경북 민심이) 여론조사에서 나오는 숫자와는 다르다고 느꼈다. 이제 마음 정리를 시작하셨다"며 "대선까지 남은 시간이면 마음을 저 유승민 한 곳으로 충분히 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예상보다 좋은 서문시장 상인과 시민들의 반응에 반색했다. 한 관계자는 "서문시장 방문 계획을 세울 때만 해도 '계란을 맞을 수도 있다', '위험하다' 등 캠프에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며 "막상 현장에 와보니 (유 후보를) 반겨주시는 분들도 많고 분위기가 생각보다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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