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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진공상태 TK, 대세론 文이냐 보수차선 安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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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대구=유제훈 기자, 이승진 수습기자] "요새 대구사람들 거의 정치 얘기는 안합니더. 과거 박근혜를 찍어서 그란지, 문재인하고 안철수만 TV에 나와서 꼴보기가 싫은 건지는 모르겠심니더."


"문재인예? 별로 호감은 안 갑니더. 안철수는 잘 모르겠어예."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이래 굳건한 보수의 아성이었던 대구ㆍ경북(TK)의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 박근혜-최순실게이트의 여파가 대선 표심으로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민심은 대세론을 형성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게 마음을 활짝 열지는 못하는 듯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보수의 차선으로 떠오른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에게 눈길을 돌리는 분위기다.

30일 대구시내 곳곳에서 만난 시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보수정치에 실망감을 표출했다. 동대구역에서 만난 조삼수(66ㆍ여)씨는 "박 전 대통령이 잘못을 시인하고 (검찰에) 들어갔어야 한다"며 "자다가도 뉴스를 들으면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서문시장에서 노점을 하고 있는 최모(43ㆍ여)씨도 "어르신들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배신자라 안 찍고, 홍준표 경남지사는 탐탁치 않아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보수정당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서 TK 민심 역시 야권으로 향하는 양상이다. 대구시민들 역시 광범위한 '문재인 대세론'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었다. 다만 전통적인 여도(與都)인 만큼, 문 전 대표에 대한 비토론도 적지 않았다.


대구의 최대 번화가 동성로에서 만난 권모(24)씨는 "주변 또래들을 보면 10명 중 6명 정도는 문 전 대표를 지지한다"면서도 "만약 일대일 구도가 된다면 대구는 문 전 대표보다 안 전 대표를 밀어주리라 본다. 문 전 대표의 안보관을 문제 삼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문 전 대표에 대한 비토 정서가 큰 중ㆍ장년층은 보수의 차선으로 떠오른 안 전 대표에 대해 다소 솔깃 한 표정이었다. 동대구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정병주(60)씨는 "문재인은 북한 문제로 호감이 가지 않는다"며 "안철수는 진보보다는 보수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보다 백번 낫다"고 말했다.


대구의 대표적 부촌인 수성구에서 만난 김동주(50)씨도 "대구에는 문재인을 그냥 싫어하는 사람이 많고, 구도도 양자대결로 가고 있어 보수표가 안철수로 갈 것 같다"며 "지난 대선 때 보다 미숙함을 많이 탈피한 것 같기도 하다"고 긍정 평가했다.


다만 젊은층을 중심으로는 안 전 대표에 대한 불신도 남아있었다. 서문시장에서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모(30)씨는 "대구에 지역주의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민주당 후보를 뽑을 것으로 본다. 대세론의 영향도 있기는 하다"라며 "안 전 대표와 유 후보가 단일화 하더라도 크게 달라지는 점을 느끼지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서구에 거주 중인 김모(32ㆍ여)씨 역시 "안 전 대표는 이도저도 아닌 이미지라서 유승민 후보와 단일화를 하더라도 표심 이동이 크지 않을 것 같다"며 "대구나 경상도 사람들은 '내 사람 아이가' 이런 정서가 있는데 지금 그런 후보가 마땅히 없어서 갈팡질팡 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 지지층 중에서는 유승민 후보, 또는 홍준표 경남지사 등 보수진영 주자들과 연대한다면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경우도 있었다. 야권 성향이 강한 기존 지지층과, 대선승리를 위해 공략해야 하는 중도ㆍ보수층 사이에서 안 전 대표의 고민이 묻어나는 지점이다.


안 전 대표 지지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금비(25ㆍ여)씨는 "지금 안 전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보수층이 아니다"라며 "안 전 대표를 지지하지만 만약 유승민 후보와 단일화 한다면 지지를 철회할 생각이다. 보수 후보와 (안 전 대표가) 엮이는 것이 싫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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