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임온유 기자] "'빅스비, 셀피(selfie)를 찍어 이영희 부사장에게 보내줘'라고 하면 알아듣는 인공지능(AI)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파크 하야트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세상의 빛을 보게 된 빅스비는 소프트웨어로서는 5~6년, 하드웨어로는 2년간 연구한 결정체"라며 이같이 밝혔다.
고 사장은 6살 생일을 맞은 자식을 무대 위에 소개하듯 빅스비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어조는 자신감 있었지만 발언은 겸손했다.
고 사장은 "(빅스비는) 이제 걸음마 단계이고 시작"이라면서도 "삼성전자의 엔지니어들이 고생한 보람이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어 버전으로 평가해 봤는데 오래 전부터 꿈 꿔 왔던 그 방향으로,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고 사장의 자신감은 빅스비가 단어와 단어가 연결된 'Phrase(구, 句)'를 알아듣는 똑똑한 AI라는 점에서 비롯된다.
그간 셀피를 찍어 누군가에게 보내려면 셀피 앱을 열고 사진을 찍고 다시 문자나 카카오톡 등을 열어야 한다. 그 안에서 다시 상대방을 선택해야 하고 사진을 보내야 모든 동작을 마친다. 수많은 선택과 고민의 연속이다. 이 모든 작업을 한 문장의 명령으로 마칠 수 있다는 것이 빅스비의 강점이다.
다만 고 사장은 다음달 21일 출시되는 갤럭시S8에서 빅스비의 진면목을 보여주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갤럭시S8의 출시와 함께 빅스비도 동시에 서비스는 시작한다"면서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조금 숨을 고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가능하면 빨리 내놓고 싶은 마음이지만 (전체 서비스가 가능한 시점을) 지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삼성페이와 같이 일단 소비자들에게 소개를 해두고 점차적으로 업그레이드 시켜가겠다는 뜻이다.
그래도 고 사장은 "기본적으로 삼성전자에서 나온 앱과 카카오톡과 같은 앱은 삼성전자의 자체 기술로도 연동이 가능한 수준"이라며 "비브 랩스(VIV Labs)를 통해 배달앱 등 다른 에코 시스템을 갖춘 앱들과도 쉽게 연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브 랩스를 인수했다. 삼성전자와 비브 랩스는 사용자가 원하는 모든 서비스를 AI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개방형 AI 플랫폼을 구성하고 있다.
고 사장은 "언어 지원은 출시 일주일 전까지 가능토록 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각 언어별로 지역에 따라 다른 사투리 등도 딥러닝 기능을 통해 상당 부분 커버가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어 인식 프로그램이 가장 빨리 완성될 것"이라며 "연내 영어, 스패니쉬, 중국어 등으로 점차 인식 언어의 범위를 넓혀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 사장은 "한국 소비자들을 최고 우선순위로 생각하고 있다"며 "그런 관점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고 부탁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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