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람 東進할까…국민의당·安 본선 확장력 시험대
[아시아경제 부산=유제훈 기자] 지난 주말 치러진 호남·제주경선에서 바람몰이에 성공한 국민의당이 28일 정치적 불모지인 영남권에서 현장투표를 실시한다. 텃밭인 호남에서 안철수 후보가 압승을 거둬 승부의 추가 기울어진 만큼 영남 지역 경선 흥행 여부가 관전포인트다. 영남 지역 경선은 안 후보와 국민의당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부산·울산·경남지역 26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현장투표를 실시한다.
국민의당에서는 호남·제주경선을 강타한 ‘안철수 바람’이 동진(東進)에 성공할 경우 영남 경선에서도 바람몰이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당초 3곳이었던 부산지역 현장투표소를 5곳으로 확대했다.
'호남의 사위'를 자처하는 안 후보는 호남에서 64.60%의 지지율로 압승을 거뒀지만 정착 고향인 영남지역에서는 '정치적인 냉대'를 받아왔다. 영남권 현장 투표는 안 후보가 '문재인 대항마'로서 입지를 전국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다.
안 후보는 전날 경남 양산 통도사를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본격적인 경선은 이제 시작됐다. 이제 부산·경남에서도 그 열기를 계속 이어나가도록 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국민의당에 따르면 부산·경남(PK), 대구·경북(TK) 지역의 전체 당원은 약 1만2000명 선에 그친다. 당원만 8~9만명선으로 추정되는 호남(광주·전북·전남)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당세가 미약하다.
주말에 경선이 치러진 호남·제주와 달리, 영남권 현장투표일인 28일, 30일은 평일이어서 일반 국민들의 투표참여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안 후보 쪽으로 사실상 승부가 갈린 상황이어서 손학규 후보 지지자들은 물론이고 안 후보 지지자들도 투표장으로 안 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이날 부산·울산·지역 현장투표 투표 인원이 1만~1만5000명을 넘기면 대성공으로 봐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캠프 관계자는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에 실망해 국민의당과 안 후보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영남권 주민 일부가 투표장으로 나올 수 있겠지만, 이미 대세가 기운데다 평일에 현장투표가 치러지는 만큼 얼마나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설지는 의문"이라며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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