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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들에게도 퍼진 '카톡방 군기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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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들에게도 퍼진 '카톡방 군기잡기' 중학생 카톡방 '군기잡기' 대화 캡쳐(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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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중학생들 사이에서도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의 단체대화방 속 선·후배 간 '군기잡기'가 퍼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28일 중학교 및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각종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에 중학생들의 관악기 합주 동아리 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카톡방)의 대화 캡쳐 화면이 연이어 올라왔다. 이 카톡방에서는 선배들이 후배들이게 강압적으로 대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들의 '카톡방'에서는 2,3학년 선배 학생들이 1학년 학생들에게 "월요일 4교시 끝나고 모두 음악실로 집합해라"며 "한명이라도 빠지면 1학년 전체 죽는다"등의 위협 발언을 쏟아졌다. 한 3학년 학생은 후배들에게 욕설도 서슴지 않으며 "선배가 만만해 보이냐"고 윽박질렀다. 이들은 1학년 학생들이 담당 교사를 카톡방에 초대하자 "선생님을 이 방에 초대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며 계속 다그쳤다.

최근 체대 등 예체능계열 학과를 중심으로 퍼진 선·후배간 카톡방 '군기잡기' 문화가 중학생까지 퍼진 셈이다. 지난 2015년 수도권의 한 대학교 체육학부 소속 선배들이 같은 과 후배들에게 강압적인 어조로 지시를 내리는 대화 내용이 공개되며 사회적으로 카톡방 군기잡기에 대한 조명이 확대됐다.


당시 대화 내용에는 선배들에게 대답할 때 모든 말을 '다' 또는 '까'로 끝내는 군대식 발언을 강제하는 등의 지시가 담겼다. 여학생들의 화장을 금지하고 선배들과 밥 먹을 대 수저를 먼저 들지 말라는 등의 구시대적인 위계질서를 강요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꾸준히 대학 내 카톡방 군기잡기 내용이 공개되면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이처럼 중학생들 사이의 '카톡방 군기잡기'가 공개돼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 안양시의 A중학교 학생 안모(15)군은 "논란이 된 카톡방만큼은 아니더라도 선·후배 간의 카톡방에서 강압적으로 '군기' 잡는 분위기가 있어 불편했던 적이 종종 있다"며 "방송반 등 오랜 기간 유지된 동아리에서 주로 이런 분위기가 강했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B중학교에서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김모(34) 교사는 최근 카톡방 내에 이런 문화가 퍼질 것을 우려해 반 학생들의 카톡방은 물론 지도 교사를 맡고 있는 동아리 카톡방에도 함께 참여했다. 김 씨는 "그럼에도 대부분 아이들이 자신들만의 카톡방을 따로 만들어두기도 하면서 '군기잡기'가 사실상 음성적으로 진행된다"며 "교사 입장에서도 학생들의 내부 고발과 같은 협조가 없으면 지도하기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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