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효성그룹이 최근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연이어 쓴맛을 봤다.
상장사 카프로 1대 주주인 효성은 최근 소액주주들과 경영권 분쟁에서 패했다. 카프로는 지난 24일 정기주총에서 박승언 대표이사의 재선임안을 통과시켰다. 현 경영진의 승리는 소액주주들이 압도적으로 밀어줬기 때문이다. 이날 주총 참석 주주 60%가 박 대표의 재신임에 찬성했고 1대 주주 효성을 포함한 40%가 반대표를 던졌다.
앞서 효성은 주주들에게 카프로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누적 적자를 낸 책임을 물어 박 대표 재선임에 반대해달라고 요청했다.
효성 출신인 박 대표는 2000년부터 카프로에서 근무하다 2014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았다. 적자를 지속하던 카프로는 지난해 하반기 2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 올해 흑자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다. 소액주주들도 이런 실적 개선 전망에 주목하며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효성은 지난 17일 개최한 정기주주총회에선 감사위원 선임 안건이 부결되는 일을 겪기도 했다. 상장사의 감사·감사위원 선임 때 의결권 있는 주식의 3%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한 '3% 룰' 때문이다. 이 제도는 의결권이 있는 주식 3% 이상을 초과해 보유한 주주는 감사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때 3% 초과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제한한다.
효성은 당시 김상희 변호사, 한민구 서울대 명예교수, 이병우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올렸으나 부결됐다. 이 안건은 김 변호사는 2007년부터, 한 교수는 2009년부터, 이 고문은 2013년부터 각각 사외이사를 맡아 재직연수 과다에 따른 독립성 우려가 제기돼 왔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