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올해 들어 안랩 주식으로 약 1000억원대의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사회에 기부한 1500억원이 올해 단 57거래일 만에 약 67% 복구된 셈이다.
24일 오전 11시 기준 안랩 주가는 전장 대비 9600원(9.01%) 오른 11만6200원에 거래됐다. 안랩 주가는 전날 10만6600원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모처럼 1조원대를 넘어섰다. 안랩이 종가 10만원을 넘어선 것은 2012년 9월20일 이후 약 4년 6개월만이다. 당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기존에 기부한 1500억원 외에 남은 지분마저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자 주가는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안 전 대표는 현재 안랩 지분 186만주(18.6%)를 보유중이다. 안랩 주가가 지난해 말 5만7800원에서 전날까지 84.4% 급등한 덕에 안 전 대표는 올 들어서만 907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뒀다. 이날 오전 주가 기준으로는 1075억원에 육박한다. 전날 종가기준 안 전 대표의 보유지분 가치는 약 1982억원이다. 전날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에서 안 전 대표가 국회의원 중 2016년 기준으로 재산규모 3위에 랭크됐으나 최근 주가로 환산하면 웹젠 의장 출신인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이은 2위다.
그동안 다른 정치테마주 대비 주목받지 못했던 안랩 주가가 최근 급등하는 배경엔 안 전 대표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항마'로서의 정체성이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2일 유출된 민주당 대선 경선 현장투표 결과에서는 문 전 대표가 과반을 넘어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와의 네거티브 공방 등 민주당 지지층 내 분열 조짐이 일자 안 전 대표가 이를 일부 흡수할 것이라는 기대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 여론조사를 보면 문 전 대표가 1위 독주를 굳히고 있음에도 지지율은 소폭 하락세지만 안 전 대표는 2주째 상승하며 3위에 안착했다.
증시에서 문재인 테마주의 대장주로 불리는 고려산업은 올 들어 2.99% 오르는 데 그치는 등 횡보세다. 만약 안 전 대표의 바람대로 이번 대선에서 '문-안' 대결이 펼쳐지면 이들 테마주는 또 한번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올 들어 외국인과 기관은 안랩 주식을 각각 209억원, 5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21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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