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서울시가 장애인, 노인, 어린이, 외국인 등 교통약자가 거리와 공원, 광장, 보건소 같은 공공건물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유니버설디자인 통합 가이드라인’을 22일 공개했다.
유니버설디자인은 시민들의 신체, 언어능력, 감각능력, 인지능력 등의 차이를 고려해 누구나 편리하고, 안전하게 도시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디자인을 말한다.
시가 이번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건 서울시민 구성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128만명의 노인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고, 임산부 및 영유아·어린이도 약 87만명에 달한다. 장애인 인구도 전체의 4% 수준인 39만여명이 서울에 살고 있다. 등록외국인도 27만명이 넘는다.
유니버설디자인 통합 가이드라인은 그동안 흩어져있던 교통약자의 이동편의를 위한 법, 조례, 공원, 자전거도로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 등 지침 15개를 총망라하고 새로운 지침을 추가한 단일 가이드라인이다.
시는 ‘편리’ ‘안전’ ‘쾌적’ ‘선택가능’이라는 가이드라인의 4대 원칙 아래 도시환경의 가장 기본이 되는 가로, 공원, 광장 등 3개 부문 29개 세부항목에 대해 실제 디자인에 적용 가능한 실용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보도는 누구나 걷기 쉽게 평탄한 길을 기본으로 하고, 경사로나 계단은 사전에 정보를 안내해 우회동선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공원은 출입구 중 적어도 하나 이상은 휠체어, 유모차 이용자를 위한 평탄한 접근로를 확보하고, 시각장애아동도 즐길 수 있도록 청각을 이용한 오감활용 놀이시설도 설치된다.
공공건축물의 경우 아이를 눕힐 수 있는 일반적인 기저귀교환대뿐 아니라 유아의 연령별 특성을 고려해 팬티형 기저귀나 옷을 갈아입힐 수 있는 접이식 교환대도 설치한다. 또 어르신이나 거동이 불편한 이용자를 위해 장애인용뿐 아니라 일반 화장실에도 손잡이를 설치한다.
시는 앞으로 공공건물을 짓거나 가로, 공원, 광장 등 공공공간을 조성할 때 이번 가이드라인을 반영토록 한다.
시는 성동구 보건소를 가이드라인 첫 적용 시범사업지로 선정했다. 올 연말까지 진입접근로, 안내표지, 주차장 안전보행로 등을 개선한다.
시는 사후 평가와 사전 컨설팅 체계도 가동한다. 설계-시공-이용 단계별로 종합적으로 평가·관리하는 평가체계를 오는 8월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기존 공공건축물을 개·보수할 때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도록 ‘유니버설디자인 컨설팅’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로당, 복지관, 도서관 등 10개소를 대상으로 추진한다.
고홍석 시 문화본부장은 “유니버설디자인은 다양한 시민이 함께 살아가는 대도시 서울에 필수적”이라며 “이번 가이드라인으로 편리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시민을 존중하는 인식이 보다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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