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교사에 '섹스리스' 성희롱 교감…法 "징계 권고 정당"

위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이혼한 초등학교 교사에게 30분 동안 '섹스리스' 이야기를 한 교감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징계 권고는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유진현 부장판사)는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감 A씨가 "국가인권위의 징계를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청구 기각 판결을 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와 B씨는 초등학교 교감과 일반 교사이고, 모두 교직원 회식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A씨의 행위는 사회 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춰 볼 때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해자 B씨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에 관해 진술한 내용은 당시 구체적인 상황 뿐 아니라 본인이 느꼈던 감정 등 그 상황을 직접 겪지 않고서는 이야기하기 어려운 내용들을 담고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A씨는 B씨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그런 발언을 했다고 인정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섹스리스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성적 요구를 한 적이 있냐'고 묻는 등 사실을 명확하게 부인하지는 않았다"며 "뽀뽀도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B씨에게 '뽀뽀'라는 말을 한 사실과 얼굴을 가까이 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A씨는 2014년 4월 동료 교사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한 후 B씨에게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함께 승용차를 타고 소래포구 해안도로 공용주차장으로 이동해 '우리나라에 섹스리스 부부가 얼마나 많은지'에 대해 30분 동안 이야기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이곳에 그렇게 호텔이 많다며?", "저 사람들 불륜 같지 않냐"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같은해 7월 교사 전체회식 후에도 B씨에게 데려다주겠다며 함께 택시를 타고 B씨의 집 앞으로 간 뒤 "집에 들어가 커피를 한 잔 달라. 노터치 할게"라고 말했다. 또 B씨의 어깨를 잡고 키스를 시도하기도 했다.

심지어 B씨의 주장에 따르면 A씨는 같은해 9월 B씨에게 "너는 그런데 왜 이혼을 했냐"고 물어 B씨가 나름대로 이혼한 이유를 말하자, "그래 그렇지, 섹스리스지 뭐"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B씨는 2015년 6월 인천지방경찰청에 해당 사건을 고소했지만 사건을 맡은 검사가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하자 7월 국민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국민인권위는 A씨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함으로 인천광역시 교육감에게는 A씨 징계를, A씨에게는 특별인권교육 수강을 권고했다.

그러나 A씨는 B씨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고 이미 검사의 불기소처분도 있었다며 국민인권위의 징계를 취소해달라는 취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