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주요 20개국(G20)이 무역의 경제 기여도를 강화하고 수요 진작을 위해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보호무역주의 배격은 미국의 반대로 공동 선언문(코뮤니케)에 담지 못했다.
G20은 17∼18일(현지시간) 독일 바덴바덴에서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번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단기적으로 세계 경제 성장 모멘텀이 강화됐지만 성장 속도는 여전히 다소 미약하다"며 "높은 불확실성과 하방 위험 상존, 낮은 생산성에 대한 장기적 저성장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G20은 핵심 목표인 '강하고 지속 가능하며 균형 잡힌 포용적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정책 공조를 지속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G20은 공동 선언문에서 "수요 진작을 위한 확장적 재정·통화정책과 함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구조개혁까지 가용한 모든 정책 조합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몇년 간 공동 선언문에 담았던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을 배격한다'는 내용은 미국의 반대로 포함시키지 못했다.
회원국들은 경제 성장을 위해 포용성과 공정성을 증진하고 불균형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또 정책 공조 실무 그룹(Framework Working Group)이 마련한 세계 경제 회복력 원칙에도 합의했다. 국제금융체제 강화를 위해서도 회원국들은 정책 공조를 지속해 나가기로 하는 한편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공고히 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의 신규 대출제도 도입 검토 노력을 지지했다.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역금융 안전망과 IMF간 협력 강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국제금융체제 강화 차원에서 G20 회원국 중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들은 회의에서 OECD 자본자유화 규약 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OECD 자본자유화 규약은 회원국의 자유로운 자본이동 거래를 보장하기 위한 규약이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의 정치 상황, 북핵 문제 등에도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이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회원국들이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동시에 균형 잡힌 포용적 성장을 위해 무역의 혜택 배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부총리는 "주요국 거시정책에 대해 회원국이 서로 원활히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금융불안 요인에 대해 정책 공조를 통해 국제금융체제를 강화하고 자본자유화 정신을 존중하면서도 과도한 자본 흐름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가별 맞춤식 자본 흐름 관리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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