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경쟁률 넉 달 만에 두 자릿수 회복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16일 부산 진구 초읍동에서 1순위 청약을 받은 '부산 연지 꿈에그린'은 481가구 모집에 10만9805명이 몰렸다. 청약자 수가 10만명을 넘은 것은 지난해 발표된 '11ㆍ3 부동산대책' 이후 처음이다. 평균 경쟁률도 228.3대 1을 기록, 올해 최고치를 보였다. 같은 날 미국의 금리 인상 소식으로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결과가 전혀 달랐던 셈이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부산의 올해 공급 계획은 1만9000가구로 적정물량(1만7000가구)보다는 많지만 지난해 입주량(1만2000가구) 자체가 적어 아직 공급 우려가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부산 연지 꿈에그린의 경우 청약조정 대상지역에서 빠져 있어 청약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분양시장에 봄 기운이 완연하다. 미국발 금리인상과 함께 금융권의 중도금 집단대출 죄기가 강화됐지만 1순위 청약 마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분양시장에 청약자가 몰리면서 평균 청약경쟁률도 4개월 만에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17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전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부산 연지 꿈에그린을 포함해 경기도 평택 고덕국제신도시의 '자연앤자이'와 전북 익산의 '라온 프라이빗 1ㆍ2단지' 등 3개 단지 모두 1순위에서 접수를 마쳤다. 특히 부산 연지 꿈에그린은 지난 10일 부산 해운대 롯데캐슬 스타(일반 578가구)가 기록한 올해 최고 경쟁률(57.9대 1)도 가뿐히 넘었다. 공공분양인 고덕국제신도시 '자연앤자이'도 일반모집 249가구에 7164명이 접수해 28.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공공분양으로선 좋은 성적이다. 전북 익산에서 선보인 '익산 라온 프라이빗 1ㆍ2단지(일반 217가구)' 1순위 청약도 평균 8.4대 1의 경쟁률로 모두 마감됐다.
청약시장이 기지개를 켜면서 한 자릿수에 맴돌던 청약 경쟁률도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11ㆍ3 대책 여파에 지난해 12월 7.3대 1로 떨어졌던 1순위 경쟁률은 올 1월 6.2대 1, 2월 1.6대 1로 매달 낮아졌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청약경쟁률은 23.7대 1로 올라서며 지난해 11월(18.2대 1)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미달 단지도 크게 줄었다. 1월엔 22개 단지 중 12개(54.5%) 단지가, 2월엔 19개 중 12개(63.2%) 단지가 미달했다. 하지만 이달 분양된 18개 단지 중 주인을 찾지 못한 곳은 단 4개(22.2%) 단지에 그쳤다.
하지만 이 분위기가 지속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유력 대선후보들이 부동산 투기 억제, 과세 강화에 방점을 찍은 부동산 정책을 준비하는 중에 금리인상 악재까지 덮쳤다. 집값의 선행지표인 매매 거래량도 여전히 정체돼 있다. 전문가들은 청약 열기가 지금보다 더 뜨거워지기보단 양극화 '심화'에 방점을 찍는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분양시장이 최근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선거 등의 정치적 이슈보다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입주물량 증가 등의 불확실성에 수요자들이 민감한 상황"이라며 "지역과 입지에 따라 향후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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