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사업분할로 환골탈태 하겠습니다. 2014년부터 3년간 구조조정을 단행한 현대중공업은 이번 사업분할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사업경쟁력 강화, 지배구조 투명화 효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15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다음달 현대중공업이 사업분할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하게 되며, 사업분할로 인해 재무구조개선과 사업경쟁력 강화, 지배구조 투명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분할 후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의 위상을 다져나가고, 전기전자와 건설장비를 비롯한 분사 회사들도 각각 세계 톱5를 목표로 힘찬 도약을 시작할 것”이라고 포부도 전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기존 현대중공업을 조선·해양·엔진(현대중공업), 전기전자(현대일렉트릭), 건설장비(현대건설기계), 로봇(현대로보틱스) 등 4개 회사로 분리하는 사업분할안을 가결했다. 분할기일은 다음달 1일이다. 5월10일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는 주식시장에 재상장된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분할이 완료되면 부채비율이 100% 미만으로 낮아지는 변화를 맞이한다. 이날 기업설명회에 함께 참석한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기존 차입금을 분사 회사 규모에 맞게 재배정함으로써 현대중공업 부채비율은 기존 106.1%에서 95.6%로 낮아지고, 전체 차입금은 7조3000억원에서 3조9000억원으로 줄어들어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적 안정성을 보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 사장은 "현대중공업은 사업재편을 통해 그동안 성격이 다른 사업들을 함께 운영하면서 발생한 비효율을 줄이고, 각 사업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다"며 "현대로보틱스,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등은 독립 경영체계를 바탕으로 자체 신사업에 적극 진출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을 독자 개발해 생산하고 있으며, IT시장에 적합한 신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은 변압기와 차단기 등 중전기기 생산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마련한다. 향후 중전기기 산업에서 풀라인업을 갖추고, 에너지 솔루션 시장 선점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기계는 중대형 굴삭기에서 산업차량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은 물론, 신흥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해 시장점유율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순환출자 구조 해소로 인한 지배구조의 투명성 강화 효과도 이번 분할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강 사장은 "2014년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신규 순환출자가 금지되고, 최근 기존 순환출자까지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돼 순환출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라며 "현대로보틱스를 지주회사로 각 유관산업 별로 출자간계를 정리하고, 순환출자 고리가 해소되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주회사는 투자 및 그룹 포트폴리오 관리를 전담하고, 자회사는 이사회 중심으로 사업에만 집중하는 구조가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분할 일정에 따라 현대중공업 주식은 3월30일부터 5월9일까지 거래가 정지된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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