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Y24' 가입자 1년만에 40만명
고객 전화·데이터 이용패턴 분석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당장의 수익만 생각하면 못 냈죠. 하지만 진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해 3월 국내에선 처음으로 24세 이하만 가입할 수 있는 요금제인 'Y24'를 개발한 이택흔 KT 마케팅전략본부 팀장의 말이다.
KT는 24세 이하 고객 중 70%의 통신요금 부담 주체를 부모라고 판단하고, 저렴하면서도 이들의 이용패턴이 반영된 요금제를 선보였다. 매일 3시간을 자유롭게 정해 그 시간 동안에는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이런 독특한 요금제가 탄생한 배경에는 '빅데이터'가 있다. 수개월간 고객의 전화, 데이터 이용 패턴 등을 분석했으며 그룹 인터뷰를 통해 1020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이 팀장은 "24세 이하 고객 중 60%는 오후 6~9시에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데 이들의 66%는 음악,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를 감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하루 3시간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지니를 반값에 제공하게 한 것이다. 상품 이름은 젊음을 뜻하는 영어 스펠링(youth)을 넣어 연령층의 특징을 살렸다.
이에 출시 1년 만에 Y24 요금제 가입자는 4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현재 24세 이하 고객 중 60%가 Y24에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Y24 출시 이후 이들의 데이터 소비량은 1.5기가바이트(GB) 증가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한 달에 약 80억원의 통신비용이 절감된 셈이다. 이 같은 호응에 KT는 청소년을 위한 Y틴, Y주니어 등을 출시해 현재 60만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 팀장은 "Y24를 출시할 때 내부에서는 기본요금을 1000원이라도 더 올려야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있었다"며 "하지만 당장의 수익적인 손해보다는 KT에 대한 인식을 개선, 장기 KT 고객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접근하자는 데 동의해 요금제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KT 내부에서 이동통신3사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이 요금제는 1위를 기록할 정도다. 이에 지난해 말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글로벌 텔레콤스 어워드에서 국내 통신사 요금제 중에서는 처음으로 '최우수 요금 혁신상'을 받았다.
이 팀장은 Y24의 고객 만족도가 높았던 이유는 실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했기 때문이라면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령과 데이터 이용 행태를 고려한 요금제는 어느 정도 나왔다고 생각된다"며 "현재 유ㆍ무선이 결합되고 있는 가운데, 통신 이용 패턴과 방송 VOD 시청 패턴을 조합해 전에 없던 새로운 세그먼트를 발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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