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사외이사 3명 모두 해운 전문성 없어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현대상선이 회사 의사결정 최고기구인 이사회의 절대다수인 사외이사진 구성원들을 비전문가로 꾸려 뒷말을 낳고 있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유일한 국적선사로 새출발한 현대상선은 지난해 채권단 출자전환으로 산업은행(14.15%)이 최대주주다.
14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오는 24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신한캐피탈 상임고문인 황영섭씨, 김앤장 고문인 김규복씨, 서진에너지 회장인 전석홍씨 등 3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사회는 12년째 연임하고 있는 전준수 서강대학교 석좌교수를 포함해 사외이사 4명과 유창근 대표, 김정범 비상경영실장(전무) 등 총 6명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신규 선임된 사내이사 3명은 모두 금융권 출신으로 해운 분야와 뚜렷한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 황영섭씨는 1991년 신한캐피탈에 입사해 캐피탈에서만 경력을 쌓아온 금융맨이다.
전석홍씨는 2005년 우리은행 수신서비스센터 센터장을 거쳤고, 17대 대통령선거 재정금융위원회 상임부위원장, 4ㆍ11총선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로 나섰던 이력을 갖고 있어 정치권 출신 인사에 가깝다.
두 사외이사 모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는 근무연이 있다. 황영섭씨는 2002~2006년 이동걸 회장이 신한캐피탈 대표로 재직할 당시 신한캐피탈 투자금융본부 부장(본부장)으로 손발을 맞췄다.
김규복씨는 예산 관료 출신으로 2003년 재경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기획관리실장, 2008년 재경부 산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으로 근무해 해운 전문성을 가늠하기 힘들다. 김규복씨는 2000년대 초 재경부에서 근무할 당시 임종룡 금융위원장과의 인연이 있다.
반대로 사내이사는 3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해운업계 관계자 "현대상선의 부실경영에는 경영감시에 소홀했던 사외이사들의 역할이 컸던 만큼 해운업을 살리려면 해운 전문가가 사외이사로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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