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 차범근과 함께 조추첨…개최국 한국대표팀, 이승우 앞세워 4강 도전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신의 손'이 별자리를 정한다.
슈퍼스타 디에고 마라도나(57)가 한국에 왔다. 세계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들의 잔치, 20세 이하 월드컵(U-20 월드컵) 조추첨을 하기 위해서다. 마라도나는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U-20월드컵 조직위 부위원장(64), 아르헨티나의 영웅 파블로 아이마르(38) 등과 함께 무대에 올라 이번 대회에 참가한 스물네 팀의 운명을 가린다.
U-20 월드컵의 공식 명칭은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월드컵'이다. 지난 1977년 코카콜라 주최로 튀니지에서 원년 대회를 연 이래 발전을 거듭, 1981년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식 대회가 되었다. 하비에르 사비올라(36ㆍ아르헨티나), 마르코 판 바스텐(53ㆍ네덜란드), 티에리 앙리(40ㆍ프랑스)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이 대회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우리 대표팀은 1979년 일본 대회 때 처음 본선에 참가했다. 이 대회에서 가장 찬란하게 빛난 별이 마라도나다.
마라도나는 눈부신 왼발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의 예고편이라 해도 손색없을 전설적인 활약을 했다. 여섯 경기에서 여섯 골을 넣었으며 대회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혼자 힘으로 아르헨티나를 우승시켰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압도적인 활약이었다. 특히 소련과의 결승전에서는 3-1 승리에 쐐기를 박는 세 번째 골을 프리킥으로 넣었다.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엄청난 회전을 걸어 소련 골문 왼쪽 그물을 흔들었다.
마라도나도 이 대회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딸이 태어났을 때를 제외하면 그때보다 축구를 즐겁게 한 순간은 없었다. U-20월드컵은 청소년 선수들 꿈의 무대다. 제 2의 마라도나가 많이 배출됐으면 한다"고 덕담했다.
마라도나와 나란히 서도 빛이 바래지 않을 스타를 대한민국에서 찾으면 차범근 부위원장 외에 대안이 없다. FIFA는 조직위에 한국을 대표하는 추첨자 1순위로 차 부위원장을 추천했다. 차 부위원장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역대 아시아선수 최다골(98골)을 넣었다. 유럽축구연맹컵(UEFA컵), 독일축구협회컵(DFB포칼) 등을 합치면 121골에 이른다. 대표선수로는 13경기에 나가 쉰여덟 골을 넣었다.
마라도나와 함께 온 아이마르는 현재 최고 선수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30ㆍFC바르셀로나)의 우상이다. 그는 지난 1997년 말레이시아 U-20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었다. 성인 대표로 2002년 한일월드컵, 2006년 독일월드컵에 뛰었다. 2001~2006년 FC발렌시아(스페인), 2006~2008년 레알 사라고사(스페인), 2008~2013년 벤피카(포르투갈) 등 유럽에서도 활약했다.
U-20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스물네 팀은 조추첨을 통해 A~F조에 각각 네 팀씩 배정된다. 한국은 개최국으로 A조 1번 시드를 받았다. 각 조 1, 2위는 16강에 자력 진출한다. 3위 팀 중 성적이 좋은 네 팀에 와일드카드를 준다. 한국은 지난 1983년 멕시코 대회 이후 34년 만에 4강 진출에 도전한다. 이승우(19), 백승호(20ㆍ이상 FC바르셀로나) 등이 주전이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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