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창조경제단지→크리에이티브캠퍼스로…개관식 무기한 연기
창조경제혁신센터, 대기업 의존 기존 방식 지속 어려울 듯
자립 기반 갖추고 지자체와 함께 지역 창업거점으로 변신 모색
전문가들 "정권 바뀌어도 벤처·창업 육성 정책 지속해야"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 노태영 기자, 이정민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기업들이 박 대통령의 대표적 경제정책이었던 창조경제와 거리두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대구시 북구 침산동 일대에 조성중인 벤처기업 집적 단지의 이름을 삼성창조경제단지에서 삼성크리에이티브캠퍼스로 변경했다고 14일 밝혔다.
옛 제일모직 부지에 자리잡은 삼성크리에이티브캠퍼스는 삼성이 약 900억원을 투자했으며 벤처오피스등 19개 건물이 들어서있다. 삼성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 건물도 복원돼 있다. 삼성크리에이티브캠퍼스의 전반적인 운영 주체는 삼성전자이며 삼성물산이 삼성존의 관리 책임을 맡고, 삼성SDI는 부지를 임대하는 방식이다.
◆삼성창조경제단지→삼성크리에이티브캠퍼스로 변경=당초 명칭이었던 삼성창조경제단지를 삼성크리에이티브캠퍼스로 변경한 것과 관련 삼성전자는 "하드웨어적인 느낌이 강한 '단지'라는 말보다는 스타트업이나 벤처 기업 특유의 창의, 혁신, 도전의 이미지를 담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캠퍼스가 적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삼성이 박근혜 정부를 연상시키는 '창조경제'라는 단어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이 전담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해 12월말 삼성크리에이티브캠퍼스로 이주를 완료했다. 3월말 기준 입주율은 89%, 4월초에는 90%에 달할 전망이다.
대구시와 삼성전자는 당초 4월초중순경 삼성크리에이티브캠퍼스의 개관식을 열 계획이었으나 무기한 연기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수사 및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등 정치적인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개관식은 축하하는 자리인데, 축하할 주체가 없어서 언제 행사를 개최할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올해는 계획대로…내년엔?=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전담기업 역할을 해왔던 대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들은 박 전 대통령의 최대 실적 중 하나였던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던 만큼 정권 교체와 함께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출범하는 과정에서 각 대기업들의 참여를 강요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창조경제혁신센터중에는 전담기업과 스타트업간의 윈윈하는 곳도 있지만 서로 성격이 맞지 않아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전담기업들은 올해에는 예산 배정이 완료된 만큼 계획했던 지원은 차질없이 진행하겠지만 내년부터는 지속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박근혜 정부 차원에서 추진했던 사업인 만큼 고민이 많다"며 "향후 운영방안은 차기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느 정부가 들어서든 제4차산업혁명의 주체가 될 스타트업·벤처기업 육성 과제를 도외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대기업 지원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기업들의 미르·K스포츠재단으 출연을 '기업의 재산권과 자유로운 경영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역시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역 창업 거점으로 변신중"=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한 창조경제혁신센터에도 변화의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종전에 대기업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지자체 중심의 지역 창업 거점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김선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출범 3년차를 맞으며 이제 대기업 의존 없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며 "초기에는 중앙정부와 전담기업이 중심이 되어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출범했으나 앞으로는 지역 사회가 발벗고 나서서 창업거점으로 육성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SK가 전담기업인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는 "SK의 비중이 큰 것은 맞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비와 시비 포함 32억 가량 예산을 확 보하는 등 자립구조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면서 "지난해 말 기준 177곳의 유망 벤처 기업을 발굴하는 등 올해도 센터의 근본 취지인 지역 내 일자리 창출 및 창업 지원을 위해 공공기술 분야에서 맞춤형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 업계에서는 차기 정부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완전 폐지하기보다는 성과있는 곳을 중심으로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삼성), 대전(SK), 경기(KT), 광주(현대차) 등은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역 업체들의 자립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수소차 사업 개발에 매달렸고 최근 결실 맺어 보육 기업의 사업 개발에 성공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근 보육기업인 제이카와 함께 수소차 카셰어링 사업을 발표한 것은 앞으로도 쭉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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