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골 다 작품…손, EPL 첫 해트트릭

英FA컵 8강전서 3골1도움 맹활약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에서 뛰는 손흥민(25)이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손흥민은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2016~2017 영국축구협회(FA)컵 FA컵 8강 경기에서 세 골에 도움 한 개를 더해 토트넘이 밀월을 6-0으로 물리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20일 영국 런던 크레이븐코티지에서 풀럼과 한 FA컵 16강 경기(토트넘 3-0승) 이후 21일 만에 선발에 복귀했다. 최근 정규리그에서 잇달아 선발에서 제외돼 쌓은 울분을 풀기라도 하듯 골폭풍을 몰아쳤다.

경기 초반부터 움직임이 가벼웠다. 그는 오른쪽 공격형미드필더로 뛰었다. 전반 4분 해리 윙크스(21)와 패스를 주고 받은 뒤 오른발로 슈팅했지만 골키퍼에 잡혔다. 전반 7분에는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오른발로 슈팅했지만 역시 골키퍼의 손끝에 걸렸다.

손흥민은 전반 8분 일선 공격수로 자리를 바꾸면서 득점 찬스가 더 많아졌다. 해리 케인(24)이 슈팅하다 오른쪽 발목을 다쳐 크리스티안 에릭센(25)과 교체됐다. 마우시리시오 포체티노 감독(45)은 손흥민을 케인이 빠진 일선 공격수로 옮겼다.

손흥민은 팀이 1-0으로 앞선 전반 41분 첫 골을 넣었다. 그는 에릭 다이어(23)의 패스를 받아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방향을 틀어 왼발로 슈팅했다. 손흥민의 발끝은 후반전에도 식지 않았다. 후반 9분 중앙선 근처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그대로 슈팅해 추가골을 넣었다. 후반 35분에는 도움을 기록했다. 왼쪽에서 드리블하다 빈센트 얀센(23)에게 패스해 추가골을 유도했다. 세 번째 골은 후반 추가시간 2분에 넣었다.

손흥민은 해트트릭으로 인종차별에 응수했다. 밀월 홈팬들은 '훌리건(축구장에서 난동을 무리는 일컫는말)'으로 유명하다. 이들의 도가 넘는 열성은 각종 영화에도 출연했다. 손흥민도 피해갈 수 없었다. 그가 공을 잡으면 밀원팬들은 인종차별성 발언과 야유를 쏟아냈다. 손흥민은 굴하지 않고 세 골을 터트렸다.

이번 해트트릭이 흐름을 바꿀 것이다. 케인이 오른쪽 발목을 다쳐 향후 일정을 제대로 소화할 수 없다. 아직 복귀 시점도 불투명하다. 손흥민은 그간 케인 때문에 정규리그 선발에서 외면됐지만 이제부터는 기회가 올 것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잉글랜드 최고 공격수 케인이 다쳤지만 우리는 울지 않을 것이다. 대신할 좋은 선수들이 충분하다. 손흥민이 있어 다행이다. 손흥민이 2선 공격수는 물론이고 스트라이커 역할까지 잘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