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국과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6차전…유럽파 중 컨디션 가장 좋아 득점기대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63)의 새해 첫 업무는 '구자철(28ㆍ아우크스부르크) 점검'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월 7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구자철을 만났다. 구자철은 소속팀의 전지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구자철은 그 날 AZ알크마르와의 친선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90분을 뛰었다. 경기는 1-1로 끝났다. 슈틸리케 감독은 관중석에서 구자철을 지켜봤다. 전반전이 끝난 다음 구자철은 슈틸리케 감독이 있는 관중석에 찾아가 악수를 한 뒤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슈틸리케 감독은 구자철에 "부상 조심하고 몸관리를 잘해달라"고 당부했다. 구자철도 "3월 월드컵 예선까지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둘은 함께 올해 월드컵 본선 진출에 뜻을 모았다.
결의를 실현할 때가 왔다. 구자철은 13일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대강당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발표한 대표팀 스물네 명의 명단에 포함됐다. 그는 오는 23일 중국 창샤 허롱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중국과의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여섯 번째 경기,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시리아와의 일곱 번째 경기에서 대표팀 공격을 이끈다.
구자철은 한달 전까지만 해도 환자였다. 그는 지난달 5일 WWK아레나에서 베르더 브레멘과 한 정규리그 홈경기(아우크스부르크 3-2승)에서 오른쪽 발목 인대를 다쳤다. 이재철 대한축구협회 홍보팀 과장(39)은 구자철과 통화를 했고 오른쪽 발목이 많이 부어서 빠른 회복도, 대표팀 합류도 어려울 것 같다고 했었다.
구자철은 12일간 재활훈련에 온 힘을 쏟았다. 그 결과 복귀를 앞당겼다. 그는 지난달 18일 WWK아레나에서 레버쿠젠과 한 홈경기(1-3패)를 통해 복귀한 뒤 세 경기 연속 선발 90분을 뛰었다. 지금 구자철은 유럽에서 뛰는 국가대표 선수 일곱 명 중 컨디션이 가장 좋다. 소속팀에서 확실한 주전이다. 올 시즌 정규리그, 독일축구협회(DFB)컵 포함 스물세 경기에서 세 골과 도움 세 개를 기록했다.
마누엘 바움 아우크스부르크 감독(38)은 "구자철을 우리 팀 전술에서 빼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그가 있어서 다양한 공격 전술이 가능하다"고 했다. 구자철은 "바움 감독과 대화를 많이 한다. 요즘 다양한 역할을 맡는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더라도 경기 중 수비형 미드필더, 측면 수비수로 자리를 바꾸며 동료들과 연계한다"고 했다.
대표팀에서도 구자철의 책임이 막중한다. 손흥민(25ㆍ경고누적), 이재성(25ㆍ왼쪽 정강이뼈 골절)이 23일 중국과의 경기에 못 나간다. 구자철이 모든 공백을 메워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구자철은 센스가 좋다"고 했다.
한편 대표팀에는 김진수(25ㆍ전북)가 돌아왔다. 지난해 3월 24일 레바논과 한 월드컵 2차예선 경기 이후 1년 만. 김진수는 지난 1월 12일 전북 현대에 입단해 지난 5일 전주종합운동장에서 한 프로축구 개막 경기에서 전남 드래곤즈를 상대로 전반 39분 왼발 프리킥 골을 넣어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진수가 뛴 정규리그 두 경기를 모두 관전했다. "대표팀에 충분히 들어올 수 있는 기량을 보여줬다"고 했다.
허용준(24·전남)은 새얼굴이다. 그는 청소년대표 출신 미드필더로 지난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전남 소속으로 정규리그 두 경기를 뛰었다. 지난해에는 스물여덟 경기에서 네 골과 도움 세 개를 기록했다. 이정협(26·부산), 김신욱(29·전북) 등도 모두 명단에 포함됐다.
대표팀은 오는 19일 소집돼 2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창샤로 출국한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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