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빅뱅 시작한 제3지대,
②부동층 10명 중 2명 안돼…이례적,
③黃대행 불출마?…洪지사가 대안되나,
④대선 정국 최대 변수는 朴 前대통령의 눈물,
눈물로 호소할 때마다 보수 지지층 결집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울 삼성동 사저 복귀로 막을 내린 '탄핵 정국'이 빠르게 '포스트 탄핵 정국'으로 옮아가고 있다. 탈당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광폭행보로 개헌ㆍ반(反)패권을 응축하는 제3지대가 다음 달 중순쯤 돛을 활짝 펼 것으로 관측돼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주중 대선일을 공고하는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의 향후 거취와 박 전 대통령의 '입'도 무시못할 변수로 떠올랐다.
◆비패권지대 윤곽 드러나= 제3지대는 이미 '빅뱅'을 시작한 것으로 관측된다. 논의는 비패권 연립정부 추진까지 구체화된 상태다. 김 전 대표는 지난 주말 한국당의 인명진 비대위원장, 나경원 의원과 만나면서 탈당 이후 원내 4개 정당 인사들과의 연쇄 접촉을 마쳤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가 선출되고 민주당 경선이 마무리되는 4월 중순 이후에는 단일후보 논의가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민주당의 안희정 캠프로 몰려간 김 전 대표 측 인사들도 문재인 전 대표의 후보 확정 이후 대거 비패권지대에 합류할 것으로 점쳐진다. 민주당의 일부 수도권 의원들은 "당내 대선후보 경선이 사실상 결과가 나온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도 당별로 개헌안을 내놓으면서 연대를 위한 '사전포석'을 마친 상태다. 여기에 민주당 비문(비문재인)계 개헌파가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전 대표는 "한국당 내 탄핵 찬성파와만 연대할 수 있다"고 선을 그은 상황이다.
◆浮動層, 3분의 1에서 5분의 1로 감소= 이런 가운데 대선 공고일 이전까지 통상 3분의 1 안팎을 차지하던 부동층은 탄핵이 현실화하면서 확연히 줄었다. 연합뉴스와 KBS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한 13일 여론조사(11~12일 실시,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홈페이지 참고)에 따르면 '지지후보가 없거나 모르겠다'고 답한 부동층은 18.5%로, 지난달(5~6일 실시)의 24.9%와 지난해 12월(28~29일 실시)의 27.4%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실망한 보수층이 대거 부동층으로 이탈할 것이라던 관측을 다소 벗어난 결과로, 진영 논리에 갇힌 유권자들이 이 상태로 대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黃대행 출마時, 10~15% 잠식= '유령 후보'로 불리는 황 권한대행의 출마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다만 한국당 중진들은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불출마한다면 옛 범여권 후보들의 '도토리 키재기'식 경쟁이 이어지지만, 반대의 경우 대선 정국은 요동치게 된다.
옛 범여권 관계자는 "황 권한대행이 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완주한다면 10~15%의 표를 잠식하면서 친문 대 비문의 구도가 흔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위 그룹을 형성한 황 권한대행은 지난 11일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지낸 김태호 전 경남지사와 회동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두 사람은 간단히 차를 나눠마셨다고 밝혔지만, 대선 출마 등의 얘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한국당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리얼미터, 8~9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 황 권한대행(21.7%)에 이어 2위를 고수한 홍준표 경남지사(7.2%)도 무시못할 변수다. 전날 한국당이 당원권 정지 징계를 한시적으로 해제하면서 이번 주중 공식적인 대선 출마가 예상된다. 항소심 승소 직후 여론조사에서 단박에 2~3%대의 지지율을 획득하며 주목받아온 홍 지사는 지지층의 성향이 황 권한대행 측과 상당 부분 겹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변수는 朴 前대통령의 '눈물'= 조기 대선 정국의 가장 큰 변수는 사실상 박 전 대통령의 '입'이란 전망도 나온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에 불복하는 듯한 의사를 내비친 박 전 대통령은 주요 고비마다 보수진영 후보에 유리한 발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철저히 계산된 발언으로 보수 지지층의 표심을 흔들 경우 대선 정국은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 전날 사저로 귀가한 박 전 대통령이 눈물을 글썽이는 사진에 골수 지지층은 벌써부터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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