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행동, 오후7시부터 광화문광장서 촛불문화제..."기각되면 헌재 결정 인정 못해, 국민들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김민영 기자, 문채석 수습기자, 전경진 수습기자]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선고를 약 16시간 남겨둔 9일 오후 7시 서울 도심에서 탄핵 인용을 염원하는 시민들이 선고 전 마지막 촛불을 들었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 북단(경복궁 쪽)에서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선고 전야제 형식으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평일 저녁임에도 오후 8시30분 현재 1만명(주최측 추산)에 이르는 시민들이 참가했다.
이날 집회 주제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헌재는 탄핵하라'였다. 탄핵 찬성 여론이 80%에 이르고, 연인원 15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촛불집회에 참가했지만 끝까지 알 수 없는 결과에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퇴진행동은 헌재가 혹시라도 기각 결정을 하면 불복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무대에 오른 최영준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은 "우리는 (기각될 경우) 헌재의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탄핵이 기각되면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농민은 농기계 시위를 하기로 했다. 학생들과 촛불 시민들도 모두 거리로 나와 달라"고 호소했다.
박근혜정권의 무능을 고스란히 드러낸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발언도 나왔다. 단원고 2-3반 최윤민 학생 엄마 박혜영씨는 "내일 헌재 앞에서 박 대통령 탄핵 인용을 아이들과 똑똑히 지켜보겠다"며 "반드시 세월호를 온전히 인양해서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고 무엇 때문에 아이들을 안 구했는지 속속들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핵 선고일은 세월호참사 1060일째 되는 날이다.
대학생들도 박 대통령 탄핵을 촉구했다. 대학생시국회의 소속 김지은 한신대 학생은 "대학생들은 시국선언을 통해 세월호참사, 대학구조조정 등 수많은 부정부패와 적폐 청산에 대해 요구해 왔다"며 "대학생들은 박 대통령 탄핵은 물론 적폐를 없애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날 광화문광장에는 이화여대, 성공회대, 인하대 등 각 대학 시국회의 깃발이 나부꼈다.
가수 '노래하는 나를'이 영화 레미제라블 주제곡을 패러디한 노래와 '그날이오면'을 불러 참가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또 시민들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가사로 유행한 '헌법 제1조'를 함께 부르며 탄핵 전야제를 즐겼다.
집회에 나온 시민들도 탄핵 인용을 확신했다. 직장인 최승헌(58)씨는 "이번 탄핵 심판은 보수와 진보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한 것이다. 반드시 탄핵 돼야 한다"며 "헌재가 기각을 한다면 투쟁에 나서야 한다.
김경희(54·여)씨는 "탄핵이 되면 기쁠 것 같다. 기각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오후 7시58분쯤 집회를 마친 뒤 참가자들은 헌재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퇴진행동은 10일 오전 9시 헌재 앞에서 만장일치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선고 생중계를 시청한다. 이날 탄핵이 인용되면 퇴진행동은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도 계획하고 있다. 또 오후 7시부턴 광화문광장에서 축제의 촛불문화제를 개최한다. 오는 11일 오후 4시엔 국민 승리의 한마당 제20차 촛불집회도 연다.
한편 탄핵 반대 측인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전날부터 3박4일 연속 집회를 열고 있다. 8일과 9일 집회엔 주최 측 예상보다 적은 수준의 참가자들이 모였으나 탄기국은 10일 오전 10시엔 헌재 앞으로 500만 ‘애국시민’이 몰려 올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문채석 수습기자 chaeso@asiae.co.kr
전경진 수습기자 k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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