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지난 2005년 군에 입대해 복무하던 김모씨는 건강에 이상을 느껴 군 병원을 찾은 결과 당뇨병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2006년 의병제대 후 보훈대상자 신청을 했고 국가보훈처는 "당뇨병은 비만, 체질, 유전적 요인 등이 관련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라며 '비해당'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김씨는 군 복무 당시 잦은 구타와 폭언 등 가혹행위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으며, 이 요인이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군 복무 중 당뇨병을 얻어 의병제대한 김모씨가 보훈대상자로 인정해 달라는 고충민원에 대해, 발병의 유전적 요인 외에 위생이나 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도 함께 고려하여 재심의 할 것을 국가보훈처에 지난달 시정권고 했다고 8일 밝혔다.
김씨가 복무 당시 얻은 당뇨병에 대해 국가보훈처는 "당뇨병은 비만, 체질, 유전적 요인 등이 관련되어 발생하는 질환으로 공무관련성을 인정하기 곤란하다"며 비해당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권익위 조사 결과, 김씨의 입대 전 건강상태를 비교적 정확히 알 수 있는 '병역판정신체검사결과 통보서'의 당뇨 관련 내과 항목은 정상이었고 친가나 외가 등 가족의 당뇨 병력도 없었다.
또 김씨는 군 복무 당시 잦은 구타와 폭언에 시달렸고, 야외훈련 중 먹다 남은 선임병의 음식물을 강제로 먹는 등 가혹행위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은 췌장의 기능이 파괴돼 회복이 불가능한 1형 당뇨와 성인들이 많이 걸리는 생활습관병인 2형 당뇨가 있는데, 김씨가 걸린 병은 1형 당뇨다. 이 병은 현대의학으로도 발병의 원인이나 경로가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유전적 요인 외에 바이러스, 감염 등 환경적 요인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권익위는 김씨의 발병이 오직 유전이나 체질적 요인 때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군대 내 가혹행위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와 비위생적 음식 강요 등 누적된 환경적 요인이 급속한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며 발병 당시 군 생활의 환경요인을 추가 검토해 재심의 할 것을 국가보훈처에 시정권고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군 복무 중 원인불명의 질병에 걸려 고통 받는 경우, 유전 요인과 더불어 군 생활 등 환경 요인도 함께 살펴봄으로써 보다 심층적이고 종합적인 심의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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