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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날]생계책임男·독박육아女…희생에 가려진 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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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발전에 남성의 참여 유도하는 게 핵심
-男 육아휴직 90% 넘는 노르웨이 '리폼' 운영
-영국 '부성연구소'는 아버지 역할 재조명
-국내에서도 유엔 'HeForShe' 캠페인 등 참여


[세계 여성의 날]생계책임男·독박육아女…희생에 가려진 평등 제공=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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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이날은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제정됐으며 궁극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평등을 목표로 한다. 국내에서도 세계적 흐름에 맞춰 2015년 기존 여성발전기본법을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이름을 바꿔 전면 개정했다. 그러나 기존에 여성 발전 위주의 정책으로 인한 오해들로 남성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여성의 경제적 참여는 활발해지는 반면 남성의 가사·육아에는 여전히 제약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빠는 돈을 벌어오고 엄마는 집안일을 하는 전통적인 남녀의 성 역할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는 가운데 여성 발전만 강조하는 것이 아닌 남성의 참여를 통한 양성 평등 문화 확산이 필요한 시점이다.


◆성 불평등, 젠더 문제=불평등 문제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생물학적 성이 아닌 사회적 관계로 맺어진 젠더의 문제다. 남성은 생계 부양자로서, 여성은 가사·양육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 전제하면서 생겨나며 남성성과 여성성이 서로 역할과 책임 등을 구분하는 과정에서 부딪치게 된다. 관계의 문제이기 때문에 남성과 여성 모두 양성 평등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진정한 양성 평등은 남성의 희생 또한 요구하지 않는다.

여성정책과 양성 평등정책은 성 평등이란 목표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본질적 차이는 없다. 다만 그동안 여성에게 초점을 맞춰 온 여성정책의 여성 특화 접근은 한계를 갖는다. 정책의 목표보다는 대상으로서의 여성만 주목을 받도록 하는 역효과와 성 불평등 문제의 또 다른 축인 남성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것이다. 마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여성정책의 방향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고 그만큼 여성이 더 열악한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그런 정책을 펼 수밖에 없었다"면서 "앞으로의 양성 평등정책을 위해선 여성 혼자만이 아니라 남성들도 역할이 있다는 정책적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 연구위원은 "여성이 경제 활동에 제대로 참여할 수 있게 하려면 남성이 가정 내에서 가사나 육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며 "장시간 근로 문화가 개선되고 육아휴직을 더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배적 남성성→성 평등적 남성성 추구=유럽 국가들에서는 각종 지원을 통해 남성의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다. 지배적 남성성에서 벗어나 성 평등적 남성성 모델을 추구한다.


남성 육아휴직률 90%에 육박하는 노르웨이 정부는 남성을 지원하는 기관 '리폼(Reform·Ressurssenter For Menn)'을 운영하고 있다. 리폼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노르웨이 아동가족부(현 아동과성평등부)의 재정 지원을 받아 시범사업을 한 후 2005년부터 정부지원 기관으로 지정됐다. 설립 초기엔 이혼, 별거, 자녀와 가족관계, 폭력성과 공격성 등 개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남성을 지원하는 서비스 제공기관으로 출발했지만 점차 남성의 관점에서 성 평등을 위한 거시적 사회 변화를 추구하는 기관으로 변모했다.


남성의 관점이란 남성의 특권을 회복하려는 남성의 권리관점이 아닌 사회적 역할에 관련된 남성성에 대한 문화적 규범과 기대에 도전하고 새로운 역할과 규범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리폼은 '남자답지 못하다'는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남성성의 개념을 확장하고 보육과 같은 직업에도 남성이 더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1999년 영국에 설립된 '부성연구소(Fatherhood Institute)'는 여성의 취업 증가로 더 이상 자녀 양육을 여성들만의 책임으로만 볼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아버지의 자녀양육 참여는 아동의 건강과 복지적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연구소에서 발간한 성과보고서를 보면 남성 또는 아버지를 희생자로 보지 않으며 자녀의 복지를 중심으로 부성에 접근한다. 자녀 양육에서 어머니의 역할과 아버지의 역할이 보완적이어야 한다는 성별 차이 관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자녀 양육에서 아버지의 역할은 필수적이라는 관점을 갖고 있다. 직장을 다니는 남성도 임신, 출산, 양육, 아버지 역할 등에 대한 온라인 정보를 받을 수 있으며 직장 내 세미나도 진행한다. 보다 일찍 중등교육 단계에서 평등교육을 하는 아일랜드는 남학생들을 위해 '남성성 탐험(Exploring Masculinities)'이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배적 남성성에서 중심이 되는 폭력을 성찰하고 다양한 남성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국내에서도 남성 참여적 양성 평등을 위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2014년 유엔(UN)에서 발족한 'HeforShe' 캠페인의 국내 참여자는 공식 사이트 기준 2393명으로 이 중 남성이 1500여명이다. HeforShe 캠페인은 남성의 참여를 독려하는 양성 평등 캠페인으로 배우 엠마 왓슨이 론칭해 화제가 됐다. 여기서 'He'는 성역할 고정관념을 깨고 실질적 성 평등을 이루기 위해 여성과 노력하는 남성을 뜻한다.


남상희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과 사무관은 "남성의 육아휴직을 더 장려하기 위해 아버지 교육을 확대하고 초보 아빠수첩 배포를 늘려 나갈 것"이라며 "남성이 참여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양성 평등 문화를 만들기 위해 이를 2차 양성평등정책기본계획에 반영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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