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1043억+CB 인수 6000억+컨테이너선 매입 1504억 결정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한국선박해양이 7일 오전 이사회에서 현대상선에 대한 8500억원 규모의 지원방안을 결정했다.
나성대 한국선박해양 사장과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는 이날 오후 이같은 내용의 자본확충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서명식을 가질 예정이다.
한국선박해양은 현대상선에 대해 유상증자 참여 1043억원과 전환사채(CB) 인수 방식 6000억원 등 총 7000억원을 공급한다.
또 컨테이너선 10척을 매입(1504억원)한다. 현대상선은 선박해양으로부터 매각한 선박을 다시 용선하는 방식(매각 후 재임차·S&LB)으로 선박을 사용한다.
이에 따라 한국선박해양은 조만간 별도의 선박투자회사를 설립, 다음달중 선박 10척에 대한 매매·용선계약을 체결한 뒤 5월께 S&LB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한국선박해양은 이같은 자본확충 지원방안이 마무리되면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가 2~3년 단기간 내에 실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23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6분기째 적자를 이어갔다. 부채비율 역시 200%에 육박한 상황이다.
나 사장은 "세계 경기가 좋아질 가능성 높아 현대상선은 2~3년만 버티면 경영여건이 나아질 것"이라며 "파나마, 마샬군도 등에 SPC(특수목적법인)를 설립하는 등 상반기 내 현대상선에 대한 지원을 마무리하면 유동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 사장은 하반기에는 현대상선 뿐만 아니라 연근해선사로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선박해양의 롤모델로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춰 선사들에게 안정적으로 선박을 제공하는 한국판 '토니지뱅크(선박은행)'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나 사장은 "한국선박해양은 배를 사서 중소선사에 싼 가격으로 빌려주고, 호황기에는 싸게 산 중고선을 매각하는 토니지뱅크 사업 모델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선박해양은 지난해 10월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등 정부합동으로 진행된 '제6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의 하나로 설립됐다. 한국선박해양은 캐피탈콜 방식으로 1조원(산업은행 5000억원, 수출입은행 4000억원, 캠코 1000억원)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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