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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합작영화 '그레이트 월', 화려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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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1억5000만달러 쏟았는데…양국 영화팬들 문화차이 극복 못해

美·中 합작영화 '그레이트 월', 화려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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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할리우드 배우 맷 데이먼 주연의 미국ㆍ중국 합작 초대형 블록버스터 '그레이트 월(長城)'이 미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영화 전문 사이트 박스오피스프로닷컴에 따르면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이 연출한 '그레이트 월'은 프레지던트데이(2월 20일)가 끼인 사흘 연휴 중 흥행수입 1750만달러(약 198억9000만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미국 내 총 흥행성적은 4000만달러에 그칠 듯하다. 이는 데이먼이 주연한 '제이슨 본(2016)'과 '마션(2015)'의 성적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레이트 월'에는 미ㆍ중 합작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1억5000만달러 이상이 제작비로 투입됐다. 할리우드의 중국 완다(萬達)그룹 산하 레전더리픽처스와 미국 유니버설픽처스가 세계 양대 시장의 팬들을 사로잡기 위해 만든 영화인 것이다. 그러나 양국 영화팬들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흥행에 실패한 듯하다.


중국의 영화산업은 최근 몇 년 사이 폭풍성장을 거듭했다. 박스오피스 매출에서 미국을 위협할 정도다. 그러나 세계적 히트작은 아직 만들어내지 못했다.


미국 소재 엔터테인먼트 시장 조사업체 이그지비터릴레이션스(ERC)의 제프 복 수석 애널리스트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이제 막 미래를 향한 발판이 마련된 셈"이라며 "절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박스오피스프로닷컴의 숀 로빈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그레이트 월'이 손익분기점에 이르려면 티켓 매출 4억달러를 기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 현재 2억2450만달러에 불과하다. 이것도 주로 중국에서 발생한 매출이다.


美·中 합작영화 '그레이트 월', 화려한 실패 할리우드 배우 맷 데이먼이 주연한 미국ㆍ중국 합작 초대형 블록버스터 '그레이트 월(長城)'의 한 장면(사진=유니버설).


'그레이트 월'은 탐욕을 상징하는 전설 속 괴수 '타오티에'에 맞서 싸우는 군대 이야기다.


컴캐스트 산하 유니버설 같은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들은 자금조달ㆍ마케팅 등 여러 방법으로 중국 현지 영화사와 손잡고 제작비를 절감한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 측에 중국 내 티켓 매출 중 큰 몫을 떼어준다.


워너브라더스는 차이나미디어캐피털(華人文化産業投資基金)과 손잡고 내년 '멕(Meg)'을 개봉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중국의 스타 여배우 리빙빙(李氷氷)과 할리우드의 제이슨 스테이섬, 루비 로즈가 함께 출연한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총 89건의 영화 공동제작을 허가했다. 이 가운데 10건이 미국 영화사와 손잡은 것이다. 완다그룹이 중국 칭다오(靑島)에 세운 세계 최대 영화단지 '오리엔탈무비메트로폴리스(東方影都)'에서 현재 많은 영화가 공동 제작되고 있다.


'그레이트 월'의 경우 미국 측이 대본을 쓰고 장 감독이 중국인 관점에서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감독은 "미국과 중국의 영화팬 모두가 수긍하고 좋아할만한 작품을 만들려다 보니 여러 차례 수정작업이 이어졌다"며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특수효과는 '스타워즈'를 담당했던 할리우드의 인더스트리얼라이트앤드매직이, 대본은 '본' 시리즈의 토니 길로이 감독이 맡았다. 이렇게 해서 '그레이트 월'은 '홍등(大紅燈籠高高掛ㆍ1991)', '연인(十面埋伏ㆍ2004)'을 연출한 장 감독의 지휘 아래 오리엔탈무비메트로폴리스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美·中 합작영화 '그레이트 월', 화려한 실패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사진=AP연합뉴스).

'그레이트 월'은 토머스 툴 레전더리 공동 창업자의 머리에서 탄생했다. '다크 나이트(2008)', '고질라(2014)'의 공동 제작자인 그는 지난해 레전더리를 중국 부동산 재벌인 왕젠린(王健林) 완다그룹 회장에게 35억달러에 매각했다.


왕 회장은 미국 제2의 영화관 체인 AMC엔터테인먼트도 갖고 있다. 완다그룹은 할리우드 영화사들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할리우드의 인재들도 영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이트 월'은 공교롭게도 중국 내 박스오피스 매출이 부진한 시기에 개봉됐다. '그레이트 월'은 미국에서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존 윅: 리로드', 판타지 애니메이션 '레고 배트맨 무비'와 경쟁 중이다.


미국의 영화비평 전문 사이트 로튼토마토스닷컴에서 '그레이트 월'에 대한 평가는 대개 부정적이다. 긍정적인 평가는 32%에 불과하다.


영화 전문 주간지 할리우드리포터의 쉬쾅츠(徐匡慈) 수석 비평가는 "'그레이트 월'이 미국과 중국의 영화산업에 이정표를 세운 작품이지만 독창성은 확보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복 애널리스트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중국 배우가 없다는 것도 문제"라며 "이런저런 문제만 해결되면 양국의 합작이 시너지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ㆍ중 영화계의 관계를 연구 중인 서던캘리포니아 대학 정치학과의 스탠리 로즌 교수는 "중국 측에 문제가 더 많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중국은 영화 공동제작에서 자국의 인력과 돈을 더 많이 투입하도록 규정해놓고 있다.


베이징(北京) 소재 영화 배급사 러시픽처스(樂視影業)의 장자오(張昭) 최고경영자(CEO)는 "양국 영화팬들의 각기 다른 취향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문한 뒤 "시행착오 후 공동제작 방법론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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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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