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디지털뉴스본부 박혜연 기자] 지난 6일부터 호주 가톨릭 교단의 아동 성(性)학대 청문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의 생생한 증언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27일 영국 BBC는 호주 가톨릭계의 아동 성학대 피해자인 클리포드 월쉬(Clifford Walsh·72)의 인터뷰 영상을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나는 끔찍한 성적 학대를 받았다." 월쉬는 인터뷰 영상에서 이같이 증언했다. 그는 "나는 잘생긴 외모도 아니었는데 나보다 외모가 더 좋은 애들은 얼마나 더 끔찍하게 당했을까?"라고 반문했다.
월쉬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인 1954년 호주로 보내져 끔찍한 학대와 착취를 경험했던 수천 명의 영국 아이들 중 한 명이었다. 당시 영국에서는 아동이주계획(Child Migrants Programme)에 따라 1930년부터 1970년까지 보육원이나 빈곤 가정의 아이들을 호주와 캐나다 등지로 이주시켰다.
이어서 월쉬는 "무려 60여 년 동안 이 분노를 품고 살아왔다"며 당시 처한 환경을 '생지옥'(living hell)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우린 부모도 친척도 없었고, 달리 갈 데도 없었다. 하지만 이 소아성애자 사제들에겐 천국 같은 곳이었을 것이다"라며 열변을 토했다.
또한 그는 그동안 피해자들이 꾸준히 문제 제기를 했음에도 정치권에서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분노하며 지금이라도 사람들에게 이 문제를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주에서는 지난 6일부터 3주간의 일정으로 호주 가톨릭 교단의 아동 성학대를 조사하기 위한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이 청문회 기간 중 최근까지 수십 년간 5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성학대를 받았다고 신고해, 전 세계 가톨릭교회와 호주 사회에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디지털뉴스본부 박혜연 기자 hypark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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