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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지사는 그날 천장을 보며 울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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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지사님은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을 볼 때 무릎을 굽혀 인사를 합니다. 이런 모습들이 한두 번이 아니고 계속되다 보니 지켜본 충청남도의 많은 사람들이 감동했어요. 그런 내용이 알려지면서 다른 단체장들도 지사님 따라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보면 몸을 낮춰 인사를 하게 됐습니다."


충남도에서 정책특별보좌관으로 일했던 황영란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충남포럼 대표는 안 지사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자 이같이 말했다. 실제 22일 여의도에서 진행된 장애인단체장 간담회에서도 안 지사는 무릎을 굽혀 몸을 낮춰가며 모든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는 간담회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장애인 정책을 소개한 뒤 장애인 관련 현안을 청취했다. 이 과정에서 안 지사는 장애인 정책과 관련해 자신의 생각이 180도 바뀐 경험에 대해 이야기 했다.

"안희정 지사는 그날 천장을 보며 울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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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인가요. 지방정부 차원의 장애인 5개년 계획을 세울 때 장애인 시설이 너무 부족하니까 시설을 증설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설에 수용이 되면 죽어서야 나옵니다'라고 황영란 특보가 울먹이며 말을 하더라고요.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그 자리에서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시설이란 곳이 그렇구나. 저는 장애인을 위해 우리 사회가 좀 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설만 강조했는데, 장애인으로서는 그 시설은 내가 죽어서야 다시 가족을 만나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 울먹임은 정말 제게 큰 깨달음을 줬습니다."


당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당시 안 지사에게 울먹이며 말을 건넸다는 황 전 특보에게 연락했다. 황 전 특보는 당시를 이렇게 기억했다.

"안희정 지사는 그날 천장을 보며 울고 있었습니다"

"지자체마다 장애인복지위원회가 있는데 안 지사 주재하에 회의가 열렸던 날이었습니다. 저는 특보 자격으로 지사님 모시고 참석을 했는데, 그날 회의에서는 장애인 복지시설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저희는 거주시설이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 장애인 복지 정책의 이념은 (장애인을) 사회에서 배제해, 시설 같은 곳을 만들어 그곳에 수용해 보호하고 보살피는 겁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그게 맞다(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거기에 들어가는 장애인은 아무리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도, 보통의 사람들처럼, 보편적인 사람들처럼 살아가고 싶어 합니다. 실제 그래서 요즘 장애인 정책의 흐름도 탈(脫) 시설로 바뀌었고요. 지사님은 시설을 잘 짓고 그 안에 장애인을 편하게 보호해주는 사회복지사들이나 이런 분들이 계시니 그(시설) 안에 편하게 지낼 수 있게 해드리는 게 최고의 복지정책으로 아셨던 거 같았어요."


"그때 제가 말했어요. '지사님 그게 아니에요. 거기 한번 들어가면 대부분은 나오지 못합니다. (그분들은) 가족이 버리거나 해서 실제 나올 수 없어서 30~40년 사시기도 해요. 어린 나이에 들어가서 죽어서 나올 때도 있어요'라고 말씀을 드렸죠. 저도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이라 (복받쳐) 말씀드리다 울었는데, 안에 계시던 분들도 다들 울었죠. 지사님이 천장을 망연히 보시면서 되게 많이 우셨던 모습이 기억나요."


명예직으로 일했던 황 전 특보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척수장애인이다. 그는 "도지사가 장애인을 정책보좌관으로 두신 건 제가 알기로는 처음일 것"이라며 "(안 지사는) 정말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 덕에 충남도는 예산이나 정책에 있어서 장애인 눈높이에 맞는 정책들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안 지사의 잘한 정책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그는 한참 동안 달라진 충남 도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전화 인터뷰 뒤에도 황 전 특보는 다시 또 전화를 걸어 "말 못한 게 있다"면서 "충남도청 이전 과정에서 안 지사가 1층 설계를 변경을 지시해 장애인들이 희망카페를 만들게 해줬다. 꼭 다뤄달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22일 간담회에서 장애인 정책에 대한 기본적인 정책관을 밝혔다. 일할 수 있는 장애인들은 일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근로 능력이 없는 장애인들에 대해서는 지원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장애인들 작업현장을 볼 때 일할 수 있을 때 제일 행복해 하는 것을 봤다"며 "장애인 복지 재정을 펴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원칙은 일자리에 두겠다"고 말했다. 다만 안 지사는 "일을 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에 대해서는 보호와 지원을 위해 재정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예산의 0.5% 정도 되는 장애인 예산을 장기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이날 기초생활 수급제도, 뇌병변 지원시설, 정신장애인 처우 문제 등 현안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간담회를 마친 뒤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안희정 지사는 그날 천장을 보며 울고 있었습니다"


"인권과 정의라는 관점에서 나라 살림을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효율과 생산성이라는 목표만 가지고 살려면 힘없고 약한 사람들은 다 나가떨어집니다. 인권, 정의라는 관점에서 자원이 배분되고, 우리의 국가 살림이 설계되는 나라가 된다면 그제야 우리의 사회적 약자나 힘없는 사람들을 위한 정책 국가가 좀 더 관심을 갖고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해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선생님들, 복지 전달 체계와 복지제도를 설계하는 문제는 지난 20년의 과정을 놓고 보면 우리의 좀 더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 역량을 요구합니다. 지역사회 공동체 역량을 요구합니다. 왜냐하면 실질적으로 재정을 가지고 할 수 없는 지역사회 공동체의 구조와 사회적 참여가 상당 부분 복지 전달 체계의 효율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을 너무 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 민주주의 전진과 함께 우리 장애인 정책이 우리의 높은 수준의 복지와 인권 국가로 대한민국이 설 수 있도록 만들자는 말씀을 드립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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