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 자전거 공유 서비스 업체 모바이크가 싱가포르 '큰 손'으로부터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중국 자전거 공유 서비스 시장의 양대 산맥인 모바이크와 오포 간 '펀딩' 대결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21일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왕샤오펑(王曉峰) 모바이크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성명을 통해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과 홍콩의 글로벌 투자사 힐하우스 캐피털이 올해 3억달러(약 344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각각의 구체적인 투자액은 밝히지 않았다. 힐하우스 캐피털은 지난해에 이어 추가로 자금을 투입한다.
모바이크는 올해 들어서만 세 건의 굵직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달에는 대만 폭스콘(鴻海·훙하이정밀공업)을 전략적 지분 투자자로 끌어들여 자전거 생산 독점 계약을 맺었다. 창업하자마자 중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인 텅쉰(騰迅·텐센트)으로부터 1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한 모바이크는 올 초 또 다시 2억1500만달러를 추가로 펀딩받았다.
왕 CEO는 "모바이크는 자전거 공유 서비스 산업의 확고한 리더로 성장하고 있다"며 "올해 기술력과 생산 능력 향상 뿐 아니라 유능한 인재 영입과 전 세계적인 혁신 모델 창출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모바이크는 한 해 먼저 설립된 오포와 함께 중국 자전거 공유 시장을 주도하는 신생 기업으로, 중국 내 21개 도시에서 1000만명 이상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오포는 중국 차량 공유 서비스의 선구자이자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滴滴出行)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성장했다. 디디추싱은 지난해 10월에도 1억5000만달러를 투입했다. 샤오미(小米)도 오포에 투자한 상태다.
이들은 이미 내수를 넘어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바이크는 싱가포르를, 오포는 미국과 영국에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베이징 소재 인터넷 컨설턴트 회사의 한 연구원은 "두 기업의 투자 유치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며 "이미 넉넉한 자금을 확보한 만큼 기업의 앞날은 더 나은 서비스와 가격 경쟁력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 정부가 조만간 규제 강화 정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며 "여기에 대비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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