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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高' 외치는 중국 신흥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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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크고, 더 비싸고, 더 화려하고…중국서 프리미엄 제품 시장 나홀로 급성장

'쓰리高' 외치는 중국 신흥부자들 지난해 4월 베이징모터쇼(北京國際車展) 전시장에 중국 창안자동차(長安汽車)의 'S95'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전시돼 있다. SUV는 일반 승용차보다 가격이 40% 이상 비싸다. 그러나 올해 중국에서 SUV 판매량이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사진=블룸버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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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중국의 경기둔화로 가구 소비가 좀체 늘지 않는데도 홀로 급성장하는 부문이 있다. 몸에 좋고 보기에 화사한 고급 제품 시장이 바로 그것이다.

컨설팅업체 닐슨차이나의 비샬 발리 대표이사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살만해진 중국의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제품에 눈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이 일반 제품보다 20% 정도 비싼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날로 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소득증가 덕이다. 베이징(北京) 소재 시장조사업체 게이브칼드래고노믹스(佳富龍洲)에 따르면 중국 본토에서 풍요로운 가구란 연간 소득 13만6000위안(약 2270만원)이 넘는 가정을 말한다. 중국에서는 해마다 1100만 가구가 풍요로운 계층에 새로 합류한다.

'쓰리高' 외치는 중국 신흥부자들


중국에서는 올해 처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미니밴의 판매량이 일반 승용차를 앞지를 듯하다. 소득증가, 유가하락, '두 자녀 정책'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대격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에 창청자동차(長城汽車)ㆍ지리자동차(吉利汽車)는 최신 기술로 무장하고 내부 공간이 넓은 고급 브랜드를 선보였다. SUV는 일반 승용차보다 가격이 40% 이상 비싸다. 그러나 게이브칼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서 SUV 판매량이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소비자들은 자동차 크기와 화려함을 구매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닐슨의 조사 결과 현지 소비자들 중 56%가 프리미엄 제품을 택하는 것은 과시욕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평균 52%보다 조금, 일본의 21%와 호주의 24%보다 훨씬 높은 응답 비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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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증가 및 건강에 대한 관심 고조로 삶의 질을 드높인다는 제품 판매가 늘고 있다. 닐슨이 지난 7일(현지시간) 세계 곳곳의 소비자 3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잡화, 의류, 엔터테인먼트, 여행, 외식에 과거보다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OC&C의 조사 결과 중국에서 요구르트 수요가 급증하는 것은 요구르트가 일반 우유보다 몸에 좋다는 생각 때문이다. OC&C의 대중화권 담당 좡춘제(莊淳傑) 파트너는 "처음에 우유가 대세였으나 지금은 요구르트로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는 치즈가 점차 주목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멍뉴(蒙牛)유업ㆍ이리(伊利)실업 같은 중국 기업은 이런 추세에 맞춰 프리미엄 제품 제조업체를 낚아채듯 인수했다.


사모펀드업체들도 프리미엄 제품 선호 추세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홍콩 소재 PAG아시아캐피털(太盟投資集團)은 이달 라트비아의 유제품 생산업체 푸드유니언그룹에 1억7000만달러(약 194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드유니언의 고급 제품을 중국으로 들여오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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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율이 높아지자 중국의 소비자들은 단 음료를 기피하기에 이르렀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민텔이 펴낸 '2017년 중국 소비자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현지 소비자들은 아동 전용 음료를 특히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로 판매 성장률에서 생수가 청량음료를 처음 앞질렀다. 코카콜라ㆍ펩시코 같은 청량음료 제조업체는 울상이다. 코카콜라의 제임스 퀸시 사장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고급 생수도 곧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쓰리高' 외치는 중국 신흥부자들 중간 가격의 바이주(白酒)를 즐겨 찾던 중국의 애주가들이 300위안(약 5만원) 이상의 고가 제품으로 눈 돌리고 있다. 세계 최대 증류주 생산업체인 영국 디아지오에서 선보인 수이징팡(水井坊) 같은 고가 바이주 브랜드 가격은 병당 800위안 정도다(사진=블룸버그뉴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중국 전통 바이주(白酒)도 제품 고급화 추세에 영향 받고 있다. 중국 2대 전자상거래업체 JD닷컴(京東商城) 산하 JD파이낸스(京東金融)에 따르면 중간 가격의 바이주를 즐겨 찾던 애주가들이 300위안 이상의 고가 제품으로 눈 돌리고 있다.


'쓰리高' 외치는 중국 신흥부자들


마오타이(茅臺), 우량예(五糧液), 세계 최대 증류주 생산업체인 영국 디아지오에서 선보인 수이징팡(水井坊) 같은 고가 바이주 브랜드의 가격은 병당 800위안 정도다.


맥주도 소비양태의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4년 사이 외국산 프리미엄 맥주 수입이 340% 급증한 것이다. 그러나 칭타오(靑島), 화룬(華潤)의 스노(雪花) 같은 중국산 맥주 매출은 정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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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도시 가구 대다수는 이미 에어컨ㆍ전자레인지 같은 기본 가전을 갖춰놓고 있다. 현지 소비자들은 요즘 에스프레소 기계 등 과거 사치품으로 간주됐던 제품까지 장만하고 있다. 기본 백색가전을 교체할 때가 되면 소음이 적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연결해 기능을 작동시킬 수 있는 첨단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한다.


지난해 중국 토종 가전업체 하이얼(海爾)이 54억달러에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부를 인수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로써 하이얼은 전자레인지에서부터 세탁기까지 온갖 제품에 인터넷 기능을 접목시킬 수 있게 됐다.


영국 런던 소재 경제정보 서비스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중국의 가전업체들은 물량 공세에서 고가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다. 자사의 미래가 혁신에 달려 있다고 믿는 것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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