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한국거래소는 결제안정성 강화를 위해 증권시장에 거래증거금제도를 도입해 오는 9월부터 시행한다.
21일 김도연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상무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중앙청산소(CCP) 청산결제제도의 국제정합성 제고를 위해 증권시장에 거래증거금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며 “이와 관련 20일 회원사(증권사) 임원대상 설명회를 가졌다”고 말했다.
거래증거금은 증권사가 CCP에 예치하는 결제이행 담보금으로 회원의 결제 불이행시 체결시점부터 결제시점까지 증권포지션의 가격변동에 다른 위험손실을 대비한 것이다. 국내 파생상품시장과 해외 주요국 증시에서는 도입·운영 중이지만 국내 증권시장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그러나 오는 9월부터는 유가·코스닥·코넥스 상장 주식 및 증권상품(ETF·ETN·ELW)을 거래하는 증권사들이 각 사별로 산출된 거래증거금을 거래소에 내야 한다.
김 상무는 “일평균 거래증거금 부과액 추정치는 약 2221억원(1사당 평균 43억5000만원) 수준으로 증권사가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결제주기가 T+2인 주식 및 증권상품에 우선 도입하고 환매조건부채권(Repo)과 일반채권, 국채는 추가 검토 후 도입할 계획이다.
김 상무는 “기존에 없던 제도가 도입돼 자금을 마련해야하니 중소형 증권사들 중 일부 불만이 있는 곳도 있다”면서 “그러나 금융시장인프라 국제기준(PEMI)의 주요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제도”라고 말했다.
자본시장법에는 회원사가 증권시장의 거래증거금을 거래소에 예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도 우리 증시의 거래증거금 제도 미비를 대표적인 국제기준 미충족 사항으로 지적해왔다는 설명이다.
거래증거금제도 도입에 따라 증권시장에서 결제불이행이 발생하면 회원의 거래증거금이 최우선 사용된다. 이에 기존에 위험관리수단이었던 공동기금(약 6000억원)과 거래소의 결제적립금(약 4000억원)의 사용 가능성은 줄어들었다.
거래증거금은 현금, 외화(주요 10개 통화), 대용증권(상장증권)으로 납부할 수 있다. 거래소 장내청산결제제도팀 관계자는 “파생시장의 경우 약 20% 정도만 현금으로 거래증거금을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증권시장에서도 대부분의 증권사가 보유한 대용증권으로 증거금을 납부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금 납부의 경우 거래소가 운용수익을 회원사에 돌려주므로 조달금리와 운용수익 차이만큼만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또 증거금 납부수단인 대용증권과 외화의 평가제도도 국제기준에 맞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