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디지털뉴스본부 피혜림 기자] 북한 남파간첩 출신 원정화씨가 김정은 이복형인 김정남 피살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20일 중앙일보는 원정화씨와의 단독 인터뷰를 공개했다. 원씨는 김정남 피살에 대해 "김정남 정도 되면 100만 달러(약 11억5000만원)는 선불로 줬을 것"이라며 "일하는 방식을 봤을 때 내가 속했던 보위부는 아닌 거 같고, 정찰총국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원씨는 "김정남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사람이 365일 따로 있었을 것"이라며 "(김정남) 수행원 중 조금 포섭된 사람, 이중첩자가 있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이들은 세밀한 계획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도청을 통해 김정남의 공항 방문을 알아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남에게 쓴 암살수법과 관련해선 "스프레이 뿌리는 여자가 있더라도, 독침도 들어갔을 것"이라며 김정남이 피살 직후 '주저앉은 자세'를 보인 데 주목했다. 원정화씨는 "목부터 귀 사이에 찔린 것"이라며 "급소를 찔려서 순간적으로 독이 와서 주저앉은 자세가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작원 시절에 훈련의 일환으로 독침을 맞기도 했다는 원씨는 "해독약도 있으니까 그냥 마음 편히 누웠다"며 "(독침을 맞은 후) 그냥 스르륵 잤다. 감각이 없었다. 깨어나서도 기억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한편 원정화씨는 북한 국가안전보위부(현 보위성) 소속으로 공작원 교육을 받고 2001년 탈북자로 위장해 입국한 남파 간첩. '황장엽(전 노동당 비서) 암살 지령을 받고 남한에 들어왔다는 원씨는 한국군 인사들에게 접근해 기밀을 빼내는 등 활동을 이어가다 2008년 검거됐다. 이후 전향과 함께 5년형을 선고받고 2013년 만기출소 했다.
디지털뉴스본부 피혜림 기자 pihyer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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