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용의자 4명, 신분 속이고 女용의자들에 접근해 김정남 살해 지시했을 가능성 커져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위원장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혐의로 체포된 인도네시아 국적 시티 아이샤(25)가 몰래 카메라 프로그램을 촬영 중이었다는 가족의 증언이 나옴에 따라 이들이 북한 공작원들에 고용돼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9일 마이니치 신문은 아이샤의 올케 말라(25)로부터 아이샤가 평소 가족들에게 "일본 TV 방송국에 고용돼 말레이시아에서 장난치는 몰래카메라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말라에 따르면 아이샤는 인도네시아령 바탐섬 속옷 가게에서 근무했으며 지난달 말 친정을 방문해 "1개월 정도 전부터 부업으로 장난 몰래카메라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바탐섬에서 페리를 타고 종종 말레이시아에 간다"고 말했다.
아이샤는 "내 손에 고추를 바르고 상대방의 뺨을 누르는 내용"이라며 "프로그램이 방송되는 것은 일본 국내뿐이고, 피디가 (방송) 비디오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샤가 가족들에게 말한 내용은 경찰에 체포된 뒤 "100달러를 받고 나쁜 장난을 치는 영상을 촬영하기로 했다"고 진술한 것과 유사하다.
아이샤 가족은 김정일 피살 사건 다음날인 지난 14일 아이샤와 영상통화를 했지만 당시 특이할만한 점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아이샤 진술과 가족들의 얘기를 볼 때 체포된 북한 국적자 리정철과 도주 중인 남성 용의자 3명이 아이샤를 김정남 암살 작전에 투입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접근해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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