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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나쁜 사람' 국장은 좌천, '갑질 전형' 국장은 승진?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0초

행정자치부 새마을운동 지원 부서 A국장, 미르재단 지원 요청 무시...박 대통령 문제삼기 직전 '운 좋게' 승진 후 지방 내려가

[단독]'나쁜 사람' 국장은 좌천, '갑질 전형' 국장은 승진?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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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나쁜 사람'이라고 직접 찍어 쫓아낸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과 비슷하지만 다른 사례가 행정자치부에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시사인 등 일부 매체와 행자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최씨가 주도해 설립한 '미르재단'이 청와대를 등에 업고 새마을운동 ODA(대외공적원조) 사업에 폭넓게 관여해 수익을 챙기려 한 정황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당시 행자부 A국장의 행적이 화제가 되고 있다.


미르재단의 새마을운동 관여 시도는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남긴 박 대통령의 지시 사항 메모에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안 전 수석은 지난해 2월28일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2-28-16 VIP'라는 메모에서 '새마을운동-최외출 1. 새마을 비정치화 2. 행자부 문제-A** 국장X 갑질 전형-소진광.'이라고 적었다.

여기에 등장한 'A** 국장'은 당시 새마을운동 지원 부서를 책임지고 있던 A 지역발전정책관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A국장이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질렀기에 박 대통령이 '갑질 전형'이라며 문제 삼았을까? 이에 대해 행자부 관계자들은 미르재단의 새마을운동 관여 시도를 무시했던 일 때문이라고 증언했다. 한 관계자는 "미르재단 측에서 새마을운동 ODA 사업에 끼고 싶어서 지원을 좀 해달라고 찾아왔는데, 당시 A국장이 미르재단이 뭘 하는 곳인지도 몰라 만나 주지도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후 미르재단 측에서 최씨를 거쳐 박 대통령에게 A국장을 '갑질 전형'이라고 비난하면서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노 전 국장과 비슷하다. 노 전 국장은 2013년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승마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자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 대한승마협회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노 전 국장은 "승마협회 내 최순실 파벌을 정리해야 한다"는 감사 보고서를 올렸다가 박 대통령으로부터 '나쁜 사람'으로 지목받아 좌천됐고, 얼마 후 또 박 대통령으로부터 '아직도 이 사람이 남아 있냐'는 지적을 받은 끝에 결국 공직을 떠나야 했다.


하지만 A국장은 운이 좋았다. 박 대통령이 '갑질 전형'이라며 문제 삼기 직전인 2월19일 이미 2급 자리인 광역시 행정부시장으로 승진해 지방으로 발령이 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도 그 자리에 재직 중이다. 추후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지시를 그대로 수용해 행자부 쪽에 A국장에 대한 인사 조치 등을 요구했는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행자부 한 공무원은 "A국장이 미르재단 관계자들을 문전 박대한 직후 정체를 파악하고선 한동안 의기소침했다가 '조직 차원'의 배려로 기사회생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A부시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갑질 전형'이라는 메모가 기록된 전후 과정의 사실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을 부인하지 않았다.


한편 최씨는 당시 청와대를 통해 새마을운동중앙회장 교체에도 적극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소진광 현 회장과 최씨와의 관계에도 의혹이 일고 있다. '2-28-16 VIP' 등 안 전 수석의 메모에 소진광이라는 이름이 등장한 직전인 2월 중순 심윤종 전 회장이 임기를 2년여나 남겨둔 상황에서 돌연 사임했고, 3월15일 소진광 현 회장이 취임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새마을운동중앙회장직에는 관료·정치권 인사가 주로 임명됐고, 학자 출신은 거의 드물었다. 소 회장은 가천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출신이다.


이에 대해 새마을운동중앙회 관계자 "새마을운동을 오랫동안 연구한 전문가라서 영입한 것으로 알고 있을 뿐 더 이상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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