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中 이어 대미 흑자폭 큰 한국 등 주요 아시아 국가도 타깃 가능성↑
"아시아 대부분 국가 미국 수출…트럼프가 언제든 트위터 할 수도"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무역 흑자국인 일본과 중국, 독일을 '환율 조작국'으로 비판한 데 이어 대미 흑자폭이 큰 한국과 베트남, 인도 등도 미국의 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아시아 국가들의 무역정책을 비판하고 있고, 공화당도 대미 수출품에 국경조정세를 부과하는 세제개편안을 검토 중이라며 대미무역 흑자가 큰 국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트럼브 행정부가 들어선 후 줄곧 견제의 대상이었던 중국과 일본은 미국 정부의 주요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3470억달러 수준으로 전체의 46.2%에 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환율조작 문제를 언급하며 "우리는 곧 공평한 운동장에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해 환율조작국 지정이나 무역보복 조치를 시사했다.
일본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출범 후 환율을 포함한 각종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을 2번이나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대미무역 흑자가 689억달러로 중국에 이어 2번째로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 및 골프 회동을 가지며 우호 관계를 확인하면서도 "양국 경제 모두에 혜택을 주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관계를 추진하겠다"고 해 경제·통상분야에선 지속적인 압박을 예고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무역흑자는 277억달러로, 흑자 규모로 8위에 올라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2년 발효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일자리 킬러'로 규정했고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회장은 한국이 비관세장벽으로 한미FTA를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미국 자동차정책위원가 한국의 대미무역흑자의 80%가 자동차 관련 분야에서 나왔다고 지적해 구체적인 보호무역 정책이 시행될 경우 한국 자동차 산업에 타격을 예고하고 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에 한미FTA가 가져다주는 이익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베트남은 작년 대미무역흑자 320억달러를 기록, 전체 7위로 니트제품과 가구 등이 주요 수출품목이다. 베트남의 대미수출액 규모가 큰 것은 2010년 중국 기업들이 저임금을 찾아 베트남으로 대거 옮긴 이후 2배로 급증했다. 대미무역흑자 규모가 248억달러로 9위인 말레이시아는 2005년 6월부터 미국과 FTA 협상을 해지만 2009년 중단됐고 이후 말레이시아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했다.
IT서비스와 섬유, 보석 품목을 많이 수출하는 인도는 대미무역흑자가 243억달러로 전체 10위다. 인도는 2005년 미국과 무역정책포럼을 체결한 후 기존 29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무역 규모가 급증했다.
데보라 엘름스 아시아무역센터 이사는 "아시아의 모든 국가는 대부분 미국에 많은 제품을 수출한다"면서 "무역 적자는 언제든 트럼프가 적접적으로 화를 내거나, 트위터를 할 수 있는 문제"라고 경고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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