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차 탄핵기각 총궐기 국민대회 참석자들의 말말
주최측 210만명 참여 주장…대한문부터 시청광장까지 가득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문제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불쌍하고 눈물을 참을 수 없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서울 강남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황현덕(여·71) 씨는 식당 문까지 닫고 11일 대한문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탄핵기각 총궐기 국민대회에 참여했다. 황씨는 "나라를 빼앗기게 생겼는데 이 자리에 오지 않을 수 없었다"며 "우리가 돈을 받고 이곳에 온다는데 자발적으로 성금 돈 2만원을 들고 이 자리에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언론들은 하늘이 무서운지 알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가 주최한 '제12차 탄핵기각 총궐기 국민대회'가 이날 오후 2시부터 대한문 광장 인근에서 열리고 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60대 이상으로 추정되는 시민들이 시청역 1번출구부터 대한문, 시청광장까지 가득 메웠다. 커다란 태극기를 등에 짊어진 30대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주최 측은 현재 210만명이 몰린 것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모범택시를 운전하는 이상은(75) 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너무 불쌍해서 매주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아버지, 어머니를 그렇게 여의고 홀로 서서 너무 불쌍하다고 했다. 그는 "최순실씨가 잘못을 한 것은 맞고 일부 박 대통령이 실수한 부분도 있지만 다른 대통령에 비해서는 (그 잘못이) 1000분의 1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씨와 함께 나온 김무웅(76) 씨는 "북핵 문제 때문에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혼란스러운 나라를 야당이 수습을 못 하고 오히려 북한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자식들은 촛불 들고 밤에 나온다는데 우리는 친구들과 낮에 나와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에서 온 이진식(62) 씨는 "박근혜 대통령과 보수를 지켜야 한다"면서 "이 나라를 우리는 좌파들에게 넘길 수 없다"고 말했다. 집회에 10번째 나왔다는 김홍휘(71) 씨는 "수사가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언론과 특검이 최순실, 고영태, 대통령을 너무 엮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젊은층들도 이날 집회에 참여했다. 인천에서 혼자 왔다는 박모(39) 씨는 "대통령한테 불리했던 상황이 점점 기각 쪽으로 가까워지는 것 같다"며 "촛불세력도 많이 약해지고 발악하는데 3월 초면 탄핵 여부가 결정될 거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남상웅(38) 씨는 "제일 개혁돼야 할 국회, 언론, 검찰, 노조 등이 합세해서 태극기 집회 등은 보도하지 않는 상황이 말이 되지 않는 것 같아 3번째 나오고 있다"면서 "합법적이지 않은 탄핵에 반대한다"고 했다. 함께 나온 김승수(37) 씨는 "여러 문제가 많겠지만 상관 없을 일들을 억지로 엮어 나간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거들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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