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소환에 응하기로 했다. 두차례 체포돼 특검에 출석한 최 씨는 이번에 체포영장 없이 직접 특검에 출석하기로 했다.
특검 관계자는 "최 씨에게 9일 오전에 소환하겠다고 통지했다"며 "최 씨가 출석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7일 밝혔다. 최 씨가 특검 소환에 응한 것은 지난해 12월 24일 첫 소환 이후 47일만이다.
앞서 최 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기자들에게 "특검에서 출석을 요구하면 체포영장이 아니라도 출석하는 것으로 최 씨와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고 자유롭게 진술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우리가 수사에 순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특검에 오늘 오후 전달했다"고도 했다.
특검은 최 씨가 수차례 소환에 불응하면서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자 체포영장을 발부해 최 씨를 두 차례 불러냈다. 각각 이틀씩 체포돼 받은 조사에서 최 씨는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입시 비리 의혹과 미얀마 공적개발원조사업(ODA) 추진 과정에서 부당하게 사익을 챙긴 알선수재 혐의 등을 조사받았다.
최근 특검은 최 씨가 또 다시 소환에 불응할 경우 박근혜(직무정지) 대통령과 공모해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체포 영장을 청구해 다시 조사실에 앉히는 방안을 고려해왔다. 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최 씨의 재판일정 등을 고려해 조만간 체포영장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 씨가 소환에 응하기로 하면서 특검은 이번 소환조사에서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다만 최 씨가 자진 출석하더라도 여전히 묵비권을 행사한다면 특검 수사 진행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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