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식 전 사무총장 “재단 이사는 껍데기”
“최순실씨 업무지시 후 안종범 당시 수석이 시차 두고 같은 얘기”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문제원 기자] K스포츠재단 운영을 ‘회장’으로 불린 최순실씨와 청와대 주도했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7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최순실과 당시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시차를 두고 똑같은 얘기를 하니까 이건 청와대의 의중이 실린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전 사무총장은 “K스포츠재단 출자는 기업이 했지만 재단운영은 청와대가 맡고 있었고, 직접적 지시는 회장이 했다는 얘기냐”는 재판관의 물음에 “그렇다”며 “(K스포츠재단) 이사는 껍데기였다”고 답했다.
정 전 사무총장은 2015년 12월 최씨에게 면접을 본 후 일면식도 없던 안 전 수석에게 전화를 받았고, 이후 최씨가 상근 재무이사를 맡았다가 사무총장을 겸직하게 됐다고 증언했다.
정 전 사무총장은 “최씨가 업무 관련 지시를 하면 잠깐의 시차를 두고 동일한 내용으로 안 전 수석에게 연락이 왔다”며 “서로 어떤 형태로든 교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경제수석이 연락한다는 건 청와대가 이 일에 직접 관심을 가지고 관리 등을 하겠구나라는 합리적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 전 수석이 정 전 사무총장에게 얘기할 때 “이건 VIP가 이렇게 말씀하시는데요, VIP 관심사항인데요 등 주어가 없이 말했다”는 게 정 전 사무총장의 증언이다.
정 전 사무총장은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았던 정동구씨의 퇴임에도 안 전 수석의 개입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본인이 K스포츠재단을 그만둔 과정에서도 안 전 수석의 뜻이 정동춘 2대 이사장을 통해 전달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K스포츠재단과 최씨의 개인회사 더블루케이와의 연관과 관련해서는 “K스포츠재단은 주로 사업 수행을 하고 더블루케이는 그 사업 관련해 컨설팅, 매니지먼트 일을 해서 일종의 컨설팅 비용, 수수료로 수익을 내는 구조로 알아서 그런 취지에서 협조가 필요하다고 이해했다”고 증언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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