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펀드 수탁고 462조원…사모 성장에 '사상최대'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지난해 펀드 수탁고(NAV)가 462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모시장이 활성화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7일 펀드 수탁고가 작년 말 기준 462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1.8% 증가했다고 밝혔다. 펀드 수탁고는 2013년 328조원에서 2014년 371조원, 2015년 414조원에서 지난해 462조4000억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외 불확실성 증가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짙어지면서 주식형 펀드는 75조원에서 67조원으로 10.2% 감소한 반면 채권형펀드와 MMF는 각각 21.2%와 11.6% 늘었다. MMF 수탁고 증가는 저성장ㆍ저금리 기조와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라 대기성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6개월 기준 2.00%, 1년 기준 2.82%, 3년 기준 9.81%로 나타났다. 부동산펀드 수익률이 6개월 4.45%, 1년 8.82%, 3년 29.12% 등으로 가장 높았다. 단기 주가연계증권(파생형 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6.25%였고 파생형펀드는 1년과 3년 수익률이 각각 4.55%, 3.96%로 나타났다.

특히 사모펀드는 작년에 순자산과 설정액이 모두 공모펀드를 추월했다. 지난해 6월 말 공모펀드 순자산 규모를 넘었고 9월말에는 설정액도 추월했다.

공모펀드는 대기성자금 증가로 MMF가 증가했으나, 주식형펀드 감소로 1조6000억원(-0.7%) 감소한 21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사모펀드는 안정성 높은 채권형펀드와 부동산·특별자산 등 실물펀드 투자로 50조4000억원(25.2%)이 늘어난 250조2000억원을 나타냈다. 3년 누적 기준 사모펀드 수익률(13.4%)이 공모펀드(7.8%)보다 높았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도 공모펀드가 3%, 사모펀드가 18%로 월등히 높았다.

공모펀드 위축으로 펀드시장 개인 투자자 비율은 2011년 44%에서 지난해 11월 말 기준 24.6%까지 떨어졌다. 2015년 10월 사모펀드 제도개편으로 기관투자자 비중은 더욱 늘어 75.4%(343.1조원)로 확대됐다. 특히 전문사모운용사 진입요건이 완화돼 자산운용사 숫자가 2015년 말 93개사에서 작년 말 165개사로 늘었다. 다만 경쟁 심화로 전문사모운용사(74개)의 과반을 넘는 38개가 적자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위 측은 "사모펀드 제도개편 이후 사모시장이 펀드시장의 성장을 견인했으나, 공모시장 정체가 장기화되면 시장 전체의 성장도 지연됐다"면서 "공모시장에 대한 투자매력도, 투자접근성, 신뢰회복 제고를 위해 공모펀드 활성화 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부실자산운용사의 신속한 퇴출 유도, 소규모펀드 지속 정리 등을 통해 펀드운용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