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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의 외환시장]되로주고 말로받는 환율전쟁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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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발한 환율 전쟁을 둘러싼 주요국간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의 저평가 가능성에 대해 공격한 데 이어 독일이 저평가된 유로화를 통해 미국과 교역에서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비난하자 유럽측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지난 5일(현지시간) 유로화 약세는 독일의 책임이 아닌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해온 유럽중앙은행(ECB)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 베를린 지역지인 타게스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유로화 환율은 독일에 지나치게 유리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유로화 약세에는 채권 매입을 통한 ECB의 확정적 통화정책의 영향이 결정적"이라고 책임은 ECB에 떠넘겼다.


그는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가 양적완화에 나섰을 당시, 나는 그가 독일의 수출 흑자를 더 늘리게 될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며 "이 정책의 결과에 대해 더 이상 비판받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을 시험에 들게 함으로써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유로화 약세에 대한 비난은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의 발언으로부터 본격적으로 촉발됐다. 나바로 위원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이 극도로 저평가된 유로화를 통해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을 착취하고 있다"며 "유로화는 사실상 암묵적으로 독일 마르크화와 같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독일 이포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해 3000억달러에 달하는 무역 흑자를 내 500억달러를 기록한 중국을 제치고 무역 흑자 1위에 올랐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미 무역 흑자를 내고 있는 국가에 대해 순차적인 공세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쇼이블레 장관으로부터 유로화 저평가 책임을 넘겨 받은 ECB 또한 즉각 반응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6일 "EU는 환율조작을 하지 않는다"며 "금융정책은 미국이나 유로존이나 각기 다른 경기 국면을 반영할 뿐"이라며 유로존 경기 침체가 유로화 가치 하락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유로존이 여전히 금융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금리인상에 나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달리 긴축적 금융 정책을 도입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드라기 총재는 "ECB는 개별 경제지표 및 인플레이션의 단기 상승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을 금융 정책의 기본으로 세우고 있다"며 "EU의 소비자물가지수(HICP)의 변화가 물가 안정을 위한 중기 전망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앞으로도 중요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겸 부총리 역시 7일 일본은행의 금융 완화 정책의 목적이 엔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표명하며 "일본은 통화 절하 경쟁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며 ECB와 같은 입장을 내놓았다.


미국발 환율전쟁의 윤곽은 오는 3월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불거질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지나친 강달러 현상을 우려하며 강달러에 손을 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보호 무역주의 공약과 맞물려 나올 정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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