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격파 - "나라 바꿔야 할 땐 바로 지금"…지지율 급상승은, 그의 자질과 민의 기대감 합작?
안희정 충남지사는 1965년생으로 50대다.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53년생이니 띠동갑의 차이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차차기 프레임'으로 그를 옥죄기도 한다. 준비가 돼 있고 연륜이 있으며 이미 검증도 된 문 전 대표가 차기, 안 지사가 차차기를 하면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차차기라는 프레임을 거둬 주십시오'라고 썼다. 그러면서 세대교체, 정권교체, 시대교체를 강조했다. 차차기론을 세대교체론으로 맞받은 것이다. 그가 '세대교체'를 얘기하는 것은 자신의 세대가 가지고 있는 동력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의 세대는 30년 전인 1987년 6월 항쟁 당시 20대였고 대통령직선제 쟁취로 역사를 바꿨다.
광장에서 참여로 새로운 역사를 쓴 경험이 있다는 것은 안 지사와 지금의 촛불 세대가 공유할 수 있는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출판한 '콜라보네이션'이라는 책에서 "나는 민주주의자로서 보통 사람들의 나라를 만들고 싶다. 임금님의 나라에서 주권자의 나라로 바꾸고 싶다. 임금님이 은전을 베푸는 나라가 아니라 국가의 주인인 국민이 참여해 이끄는 나라로 만들고 싶다. 내가 정치를 하면서 느끼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의식이자 대한민국이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썼다.
그러면서 그는 이 책에서 차차기가 아닌 바로 지금 시대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나는 20세기의 진영 논리와 흑백 논리, 선악 논리를 거부한다. 통합과 공존, 조화의 철학이 담긴 새로운 정치 리더십을 꿈꾼다. 21세기 새로운 민주주의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 직업 정치인으로서 품은 시대적 소명이다. 그 꿈은 정권 교체에만 머물지 않는다. 세대교체로도 부족하다. 20세기를 뛰어넘는 시대의 교체여야 한다고 국민에게 제안한다."
안 지사는 지난달 한 토론회에서도 차차기론에 대해 언급하며 "5년 후에 저는 더 지혜로워 지겠지만 더 많은 열정과 패기를 가지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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