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캘리포니아주지사를 지낸 할리우드 스타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지난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직업을 맞바꿔보자. 그러면 마침내 사람들이 편하게 잠들 수 있을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의 주장대로 트럼프 정부 2주일 동안 미국 사회는 그야말로 바람 잘 날이 없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불통' 행보가 이어지자 공화당에서조차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반(反 ) 이민' 행정명령에 제동을 건 시애틀 연방지법 제임스 로바트 판사를 겨냥해 5일 트위터에 "판사 한 명이 우리나라를 그렇게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 만약 어떤 일이 일어난다면 그와 사법체계를 비난하라"고 공격했다. 그는 전날에도 "미국의 법 집행력을 빼앗아 간 '소위판사'라는 자의 의견은 터무니가 없으며 뒤집힐 것"이라며 독설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일 '도드-프랭크법'의 타당성을 검토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금융규제의 틀이 무너질 처지에 놓은 것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법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 2010년 7월 발효됐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미 재무부는 120일 안에 도드-프랭크법 개정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통 행보가 이어지자 미국 내 반발과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주말엔 수천명의 시위대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첫 휴가를 보내고 있는 플로리다주 고급 리조트 인근까지 찾아가 항의 시위를 벌였다. 야당인 민주당에선 벌써 트럼프 탄핵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회 전문지 더 힐은 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탄핵' 지지가 40%에 이르렀다고 지난 3일 보도하기도 했다.
공화당내 반발 목소리도 심상치 않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5일 CNN 방송에 나와 "판사들을 개인적으로 비난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부 공격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을 무조건 두둔하기 보다는 '판사의 권한'을 존중한다는 입장차를 드러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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