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프로야구 LG의 임찬규(25)는 롯데 이대호(35)와의 잊지 못할 기억이 하나 있다.
임찬규는 고졸 신인이던 2011년 4월17일 롯데전에서 패전처리로 마운드에 올라 이대호와 상대했다. 당시 임찬규는 초구를 한복판 직구로 던졌다. 4구째도 한복판 직구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고 결국 직구만 다섯 개를 던져 이대호를 내야 땅볼로 아웃 처리했다. 고졸 신인이 KBO리그 최고 타자를 상대로 대범한 정면승부를 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이대호와 임찬규는 올해 복귀 시즌을 맞는다. 이대호는 5년 간의 해외 생활을 정리하고 6년만에 친정팀 롯데로 복귀했다. 임찬규도 지난해 후반 경찰청에서 전역해 올해 새 풀타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임찬규는 1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2011년 당시 이대호 선배와 상대했던 상황이 기억난다고 했다. 임찬규는 올해 이대호를 상대하게 되면 "또 붙을 생각은 있다"고 했다. 다만 "상황 봐서"라며 여운을 남겼다.
임찬규는 "이제는 신중해져야 한다. 2011년에는 패기있고 당차게 했는데 이제는 좀더 신중해지고 많이 분석해야 한다. 이대호 선배도 더 강해졌기 때문에 좀더 준비를 많이 할 생각"이라고 했다.
올해 LG 투수진이 강해졌다. FA 차우찬(30)을 영입하면서 두산의 판타스틱4에 대응할만한 선발투수 4인방을 갖췄다. LG 선발투수 네 명은 어메이징4로 불리고 있다.
임찬규는 "올해는 LG가 두산을 그냥 이기지 않을까요. 어메이징으로 들어가는데 저희는, 올해는 저희가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고 했다.
임찬규는 어메이징4의 뒤를 받쳐줄 5선발 후보다. 임찬규도 선발 욕심을 내고 있다. 그는 어메이징5로 가고 싶다고 했다.
임찬규는 올 시즌 목표에 대해 "이닝이든 삼진이든 세 자리를 해보고 싶다. 작은 목표일 수 있지만 저한테는 큰 목표다. 100이닝 이상을 던진 경험이 없어서 풀타임을 버틴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100이닝을 채우려면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아야 하고 체력이 받쳐줘야 한다"고 했다.
비시즌 기간에도 체력·체중 등 몸 상태에 중점을 두고 운동을 했다. 임찬규는 "강상수 코치님이 지난해 초부터 체중을 강조하셨다. 저도 몸무게가 늘면서 후반기에 공도 좋아졌다. 그래서 몸무게를 4㎏ 정도 늘렸다"고 했다. 임찬규는 "지난 시즌 마지막에는 공의 구속도 올라왔다. 내심 구속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다. 또 몸쪽 승부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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