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역세권·유동인구
3박자 갖춘 지역·건물에 몰려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서울 용산구 제일기획 본사가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며 이태원의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지난 24일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 '포켓몬고' 열풍 덕분이다. 제일기획 본사에는 포켓스톱이 3곳이나 배치돼 있는데다, '포켓몬 밭'으로 불릴만큼 포켓몬이 자주 나타난다. 포켓스톱은 포켓몬을 잡기위한 필수 아이템인 몬스터볼을 무료로 얻을 수 있는 장소다. 주로 역세권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한 랜드마크 조형물이나 건물인 경우가 많다. 보라매공원, 여의도역 3번 출구, 홍대입구, 올림픽공원, 강남역 인근 등 역시 포켓스톱과 희귀 포켓몬이 자주 출몰해 '포켓몬 명당'으로 꼽히고 있다.
포켓몬고가 한국 출시 일주일만에 국민게임으로 자리잡으면서 인근 부동산까지 함께 들썩이고 있다. 포켓몬 성지의 3박자인 '랜드마크ㆍ역세권ㆍ유동인구'가 부동산 시장에도 공통으로 적용되는 법칙이기 때문이다. 포켓몬 열풍에 포켓몬 명당이 곧 부동산 명당이란 통설까지 새로 만들어졌다.
실제로 포켓몬 명당에 위치한 건물들은 인근 건물에 비해 높은 가격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 인근에 있는 '보라매e편한세상'의 경우 전용 84㎡ 시세가 5억 중반~6억원 초반대에 형성돼있다. 이는 인근 같은 면적대의 다른단지들보다 1억원 이상 높은 시세수준이다.
오피스시장 역시 포켓몬고 열풍에 들떴다. 때아닌 포켓몬고 열풍으로 강남과 여의도가 명당으로 부상하며 유동인구가 늘자 오피스 시장에도 훈풍이 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어서다. 특히 포켓몬 명당으로 꼽히는 여의도 오피스 상권의 경우 공실률이 지난해 4분기 서울전체 오피스 평균 공실률인 9.5%를 훨씬 웃도는 13.3%를 기록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은 편이라 포켓몬고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
오피스 빌딩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Y공인중개법인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늘면 역세권이나 대로변 인근 점포들의 임대문의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경기 불확실성, 금리인상 기능성에 올해 오피스 시장의 전망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그나마 포켓몬고가 기대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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