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구체화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던 화학주가 반등하고 있다.
1일 오전 9시 55분 현재 LG화학은 전 거래일 대비 5000원(1.91%) 오른 26만7000원에 거래 중이다. 전일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 화학기업에 예비관세를 부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3% 가까이 급락했던 하락폭을 절반 이상 회복했다.
LG화학과 함께 예비관세 대상이 됐다는 소식에 전일 8% 가까이 하락한 애경유화도 현재 반등에 성공, 1.79%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전일 함께 급락세를 보였던 롯데케미칼(1.73%), 한화케미칼(0.19%)도 현재 오름세다.
미국 상무부는 설 연휴 전인 지난달 27일 한국산 가소제에 대해 반덤핑 예비관세 부과 판정을 내렸다. 가소제는 합성수지 제조 시 사용되는 첨가물질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한국산 가소제 수입금액은 약 660억원(2015년 기준)으로 전체 수입금액의 56%를 차지한다. 경쟁업체인 미국 화학기업이 지난해 8월 한국산 가소제에 반덤핑 관세를 요구했고 미국 상무부가 이를 받아들여 지난달 LG화학에 5.75%, 애경유화에 3.96%의 예비관세를 부과한 것이다. 최종 결정은 오는 6월에 내려지지만 시장은 즉각 불안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시장의 동요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국내 화학기업들의 매출부문 중 가소제의 대미 수출부문 비중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백영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산 가소제의 대미 수출금액은 LG화학과 애경유화 각각 전체 매출액(2015년 기준)의 0.05%, 2.2%에 불과하다”며 “국내 화학산업에 대한 부정적 영향도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석유화학부문의 수출금액 중 대미 수출금액의 비중이 5% 미만이기 때문에 사실상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에 따른 추가적인 반덤핑 가능성에 대해서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백영찬 연구원은 “미국은 화학 3대 품목(합성수지, 합성섬유, 합성고무) 기준 순수출 국가로, 현재 순수출 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2017~2020년 에탄크래커(ECC) 대규모 증설로 순수출 규모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므로 미국 정부의 추가적인 반덤핑 우려와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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