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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축구, 월드컵 진출의 최대 관문은 평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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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예선 B조에 나란히 편성

女축구, 월드컵 진출의 최대 관문은 평양성 윤덕여 여자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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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윤덕여 여자축구대표팀 감독(56)은 지난 22일 2018 여자아시안컵 예선 조추첨 결과에 대해 "난감하다"고 했다.

한국은 북한, 우즈베키스탄, 홍콩, 인도와 B조에 속했다. 문제는 예선 경기를 모두 북한의 평양에서 한다는 점이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예선 경기 유치를 승인받았다. 남북경기는 4월 7일에 열린다.


여자대표팀이 평양에서 북한과 경기하기는 이번이 처음. 지난 1990년 10월 11일 '남북 통일축구'가 열렸을 때는 우리 대표팀의 경기력이 북한에 비해 지나치게 약해 경기를 하지 않고 훈련만 함께 했다. 역사적인 평양경기를 앞둔 윤덕여 감독은 긴장하고 있다. '생존'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번 아시안컵 본선은 2019년 프랑스 여자월드컵 지역예선도 겸한다. 각조 1위팀만 아시안컵 본선에 나간다. 한국은 일단 B조에서 1위를 해야 한다. 그런데 북한이 너무 강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 한국(18위)은 역대 전적에서 1승2무14패로 열세다. 북한에 지면 다른 세 팀을 이겨도 B조 1위를 하기 어렵다.


윤덕여 감독은 급히 계획을 바꿨다. 그는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려 2019년 프랑스 여자월드컵에 대비하려 했다. 그러나 그럴 여유가 없다. 경험 있는 선수들을 선발하겠다"고 했다. 특히 "박은선(31ㆍ이천대교)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박은선은 2003~2015년 대표팀 공격수로 활약했다. 윤 감독은 "박은선이 소속팀에서 수비를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공격을 맡기겠다. 경기력과 몸상태 등을 살펴보겠다"고 했다.


윤덕여 감독은 평양 원정 때 느끼는 압박감을 잘 안다. 그는 지난 1990년 10월 11일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한 '남북 통일축구'에 나갔다. 한국은 1-2로 졌다. 윤 감독은 "당시를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10만여 명을 수용하는 능라도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이 위압적으로 느껴졌다"면서 "이번에도 북한 관중의 응원이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용기를 잃지는 않았다. 윤덕여 감독은 "철저히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했다. 공격수 지소연(26ㆍ첼시 레이디스)은 "승산이 없지 않다. 평양에서 이기면 새로운 역사가 된다"고 했다. 지소연은 "체력이 중요하다. 기술은 비등한데 북한 선수들은 후반에도 지지치 않는다. 전략을 잘 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축구협회는 다음달 20일쯤 여자대표 스물세 명을 발표한다. 이 팀은 3월 1~8일 키프로스에서 하는 '키프로스컵 국제여자축구대회'에 나간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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