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현대건설이 건설업계 사상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건설 경기 둔화 속에 거둔 실적으로 해외 대형 현장 공사가 시작된데다 주택경기 호조가 성장을 견인한 결과다.
26일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18조7445억원, 영업이익 1조527억원, 당기순이익 650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2.0%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7%, 11.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업계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섰다.
건설업계에서 영업익 '1조원'의 기록은 의미가 크다. 주기적으로 호황을 누렸던 분양시장과 달리 규모가 큰 건설 프로젝트들이 난항을 겪으며 타격을 입어와서다. 더욱이 건설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이 기록을 세운 점도 고무적이다. 현대건설은 2011년 7355억원을 시작으로 2012년(7604억원), 2013년(7928억원), 2014년(9589억원), 2015년(9865억원) 등 매년 성장세를 지켜냈다.
현대건설은 저유가로 인한 해외건설 수주 부진과 국내 건설경기 침체 등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을 통해 건설사 가운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청구공사 금액을 2015년 4조20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3조6072억원으로 6586억원 축소했다. 지난해 수주는 당초 목표(27조3300억원)에는 못미쳤지만 해외 공사 발주 지연에도 불구하고 21조2295억원어치의 공사를 따냈다. 수주 잔고는 69조86억원으로 전년대비 3.4% 증가했다.
또한 지속적인 원가절감과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부채비율은 144.2%로 전년보다 15.6%포인트 낮추고 유동비율은 170.9%로 전년 대비 3.8%포인트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실적 전망치도 밝다. 무엇보다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서울 삼성동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공사를 수주한 덕분에 당분간 매년 5000억~6000억원의 매출이 꾸준히 잡히게 된다.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미착공 사업 역시 재개되면서 매출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올해도 해외에서 지역별로 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공종에 집중하고 수익성 중심의 경영에 초첨을 맞춰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계획이다. 아랍에미레이트(UAE) 원전, 쿠웨이트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교량 공사 등 국내외 대형 현장에서 매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태다. 향후 중남미 등 대형 공사 현장에서의 매출이 본격화되면 올해도 매출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저유가와 건설경기 침체 등의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해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올해도 수익성 중심의 경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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